[승부조작 그 끝은 어디로…] 경정도 2억7천만원 받고 승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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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8일 07시 00분


프로축구, 배구, 야구에 이어 경정에서도 승부조작 사실이 확인돼 경정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의정부지검 형사5부는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예상순위를 알려준 혐의로 전 경정선수 박모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DB
프로축구, 배구, 야구에 이어 경정에서도 승부조작 사실이 확인돼 경정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의정부지검 형사5부는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예상순위를 알려준 혐의로 전 경정선수 박모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DB
상금랭킹 1위 스타선수 출신 박모씨 구속
예상 입상순위 7차례 문자로 미리 알려줘
브로커 박모씨는 불구속 입건…수사 확대


프로축구, 배구, 야구에 이어 경정에서도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했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김병구 부장검사)는 17일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예상 순위를 알려준 혐의(경륜·경정법 위반)로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 경정선수 출신 박모(36)씨를 구속했다. 또한 브로커 박모(47)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박씨는 브로커 박씨에게 2억 7000만원을 받고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경정장에서 지난해 5월부터 7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예상순위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경기 전날 경정장 숙소에 입소해 브로커 박씨에게 입상순위를 알려줬으며 브로커 박씨는 이에 따라 경주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된 박씨 외에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더 있는지, 부당 이득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한 사람당 최대 10만원으로 베팅액이 제한된 미사리경정장보다는 수백∼수천만원의 돈이 오가는 불법 사설경정장에 정보가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정을 주관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사실 확인과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속된 박씨는 한때 상금랭킹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였다. 경주사업본부는 박씨가 지난해 6월 22일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으며 올해 1월 21일 신상문제를 사유로 선수등록을 취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정은 경마, 경륜과 마찬가지로 베팅경주 성격상 평소 승부조작에 대한 나름 철저한 대비를 해 왔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경기가 열리며 선수는 월요일에 미사리경정장 선수동에 입소해야 한다. 입소할 때는 공항 수준의 검색을 받으며, 휴대전화같은 통신장비는 일절 반입이 금지된다. 선수들은 경기시작 1시간 30분전에야 자신이 출전할 경주를 알 수 있다. 경주사업본부 관계자는 “2002년 개장 이후 승부조작 이야기가 나온 것은 처음인 데다 스타급 선수가 구속돼 충격”이라며 “아직 사실 확인 단계라 뭐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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