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된 ‘헐크’ 이만수 감독…‘방콕’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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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5일 07시 00분


‘헐크’가 투명인간이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SK 이만수 감독이 지난해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승리해, 3승2패로 한국 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헐크’가 투명인간이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SK 이만수 감독이 지난해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승리해, 3승2패로 한국 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K, 플로리다캠프 전까지 자율훈련
감시하는 것 같아 감독실서 두문불출
몸 만들기 실패한 선수에 엄한 책임
마운드 큰 고민…새 얼굴 발굴 중점

투명인간이 된 ‘헐크.’ 하지만 그 속에는 시퍼런 날이 서 있다.

SK 이만수(54) 감독은 비 시즌 기간에도 아침 일찍 눈을 뜬다. 최근에는 거의 매일 문학구장에 출근도장을 찍고 있다. 문학구장을 메운 SK 선수들은 벌써부터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단체훈련은 금지된 기간이지만, 개인훈련을 통해 구슬땀을 흘린다. 이 감독은 이미 “스프링캠프 전까지 몸을 충분히 만들어야 한다. 자율을 주는 대신 그 책임은 엄히 물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선수들 앞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제가 계속 나서면 꼭 선수들 감시하는 것 같잖아요. 그럼 자율이 아니지요. 전 그냥 감독실에 콕 숨어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투명인간처럼.’ 15일 미국 플로리다로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까지, 이 감독의 다짐이다.

감독실 안의 차고 고독한 공기는 이내 올시즌에 대한 구상으로 뜨겁게 채워진다. 대구상고 1학년 시절부터 써 온 야구일지 정리도 매일 빼놓지 않는다.

“은사이신 정동진(전삼성 감독) 감독님 권유로 쓰기 시작 한 야구일지는 저에게 가보와 같아요. 속내가 복잡할 때면, 글로써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책도 좀 보고요.” 이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마운드 운용이다. SK는 지난 연말 송은범, 전병두(이상 28), 엄정욱(31) 등의 투수들이 줄줄이 수술대에 올랐다. 올시즌 초반레이스에서 어느 정도의 출혈은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이승호(31)와 정대현(34·이상 롯데) 등 불펜의 핵들도 팀을 옮겼다.

이 감독의 결론은 ‘경쟁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시즌의 ‘히트상품’ 박희수(29)와 같은 사례도 있다. 이 감독은 “성준 1군 투수코치와도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 현재 우리 팀의 투수 부문은 완전한 백지상태다. 고로 SK는 투수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선발도 용병투수 2명을 빼고는 경쟁이다. 팀을 위해 이름값이나 연차는 무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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