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히딩크-허정무의 성공 잊었나… 대표팀 감독 최소 4년 보장을”

  • 동아일보

“축구행정 배우려 미국行”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초롱이’ 이영표(34·사진)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내년부터 미국 프로축구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뛴다. 6월 30일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계약이 끝난 뒤 국내외 많은 팀이 그와 접촉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팀은 백지수표를 내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축구 행정가가 되기 위해 스포츠 비즈니스를 배울 수 있는 미국행을 택했다.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가든플레이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이영표를 만났다.

○ 배움을 얻기 위해 도전을 택하다

이영표는 미국행이 전적으로 자신을 위한 선택이어서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축구 행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재정 및 행정, 기술 지원 등 분야별 전문화가 이뤄져 구단 운영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축구가 발전하고 있는 곳이다”고 말했다. 스타 선수가 부족한 한국에 그가 복귀한다면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축구 행정을 통해 한국 축구의 빈약한 시스템을 개선한다면 국내 프로축구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 대표팀 감독의 임기는 최소 4년을 보장해야

대표팀 감독 경질 논란에 대해 그는 “모든 팀은 위기를 극복해야 성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기다림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대표팀 감독 임기는 최소 4년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이 자주 바뀌는 것은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독을 믿고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거스 히딩크와 허정무 감독도 주변에서 믿고 기다렸기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박지성 대표팀 복귀의 세 가지 조건

일각에서는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구하기 위해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다시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영표는 박지성이 대표팀에 복귀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표팀에서 박지성을 찾고, 팬들이 박지성 복귀 후 결과를 감수하고, 박지성이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대표팀 복귀를 묻는 질문에는 “저는 제 자신이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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