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취재파일] 임의탈퇴 철회하면 위약금 문다?…이천수, 뉘우침조차 조건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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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8일 07시 00분


이천수. 스포츠동아DB
이천수. 스포츠동아DB
이천수(30·사진)가 또 언론을 통해 K리그에 돌아오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천수의 참회와 K리그 복귀는 이적시장 때마다 불거지는 레퍼토리가 됐다.

이천수의 사죄에 진정성이 있는 걸까. 그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최근 드러난 정황을 보면 아닌 것 같다.

현재 이천수와 이천수가 2009년 전남에 임대 이적할 때 대리인, 전남 구단 3자간 민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천수는 전남에서 임대기간 내 팀을 떠나면 3억7500만원의 위약금을 물기로 했다. 이천수 대리인이 서명했다. 이천수는 임대기간이 남아 있던 2009년 6월, 있지도 않은 노예 계약서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진통 끝에 사우디로 떠났다. 위약금은 지불하지 않았다. 합의서에 자신의 서명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민사재판이 시작됐다. 올 1월 1심 공판에서 이천수 대리인이 전남에 위약금 2억여 원을 물라는 판결이 나왔다. 전남은 일부 승소했지만 항소했다. 위약금은 어떤 형태로든 당사자인 이천수가 책임져야 한다는 게 전남 입장이다. 이천수와 대리인도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전남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천수 측 변호사가 합의를 요구하며 대신 임의탈퇴를 철회해 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자신이 원하는 걸 보장해줘야 돈을 줄 수 있다는 뜻. 기브 앤 테이크 식 거래를 시도했다. 그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이런 요구가 가능할까.

전남이 이천수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으려는 건 돈 때문이 아니다.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제대로 된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다. 이천수가 정말로 깊게 뉘우친다면 뒤에서 임의탈퇴 철회 따위의 은밀한 제안을 해서는 안 된다. 위약금부터 떳떳하게 해결하고 사죄한 뒤 전남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게 맞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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