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유한준 “피하고 싶은 정대현 선배…ML 무산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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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7시 00분


“소녀시대가 예뻐요, 아내가 예뻐요?”라는 질문에 곤란한 표정을 짓던 그는 “소녀시대와 와이프 모두 예쁘지만, 와이프는 마음까지 예뻐요. 소녀시대는 마음이 어떤지 제가 잘 모르잖아요”라며 웃었다. 모 나지 않은 성격에 겸손함까지 갖춘 유한준은 동료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스포츠동아DB
“소녀시대가 예뻐요, 아내가 예뻐요?”라는 질문에 곤란한 표정을 짓던 그는 “소녀시대와 와이프 모두 예쁘지만, 와이프는 마음까지 예뻐요. 소녀시대는 마음이 어떤지 제가 잘 모르잖아요”라며 웃었다. 모 나지 않은 성격에 겸손함까지 갖춘 유한준은 동료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스포츠동아DB

탁구공 던지는 느낌?…타이밍 못 잡겠어

‘등번호 61’은 18개월된 딸 하진이 생일
미래 사위감? 순수청년 박희수 딱이야

절친 박정권은 라이벌이자 인생 동반자


‘머니볼’로 유명한 빌리 빈(49·오클랜드 단장)이 만약 한국에 있었다면, 바로 이 선수를 주목했을 것이다. 넥센 유한준(30)은 올시즌 52개의 볼넷을 얻으며, 팀내 출루율 1위(0.365)를 기록했다. 연봉도 8800만원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표본. ‘소리 없이 강한 남자’지만, 트위터 인터뷰가 공지되자 시끌벅적한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10월 팔꿈치수술 이후 재활에 매진 중인 그는 특유의 순박한 웃음으로 팬들의 물음에 답했다. 유한준이 직접 뽑은 친필사인볼(맥스스포츠 제공)의 주인공은 @Yen_p @hokutochan03 @2sternStar다.
- 제대하고 난 후 실력이 성장한 계기가 궁금합니다.(@jkyoon87)

“남들보다 많은 나이(2007시즌 직후)에, 결혼(2007년)까지 하고 입대했잖아요. 상무에 가서도 제 야구를 하지 못한다면, 프로에 와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어요. 결혼 하고나니 확실히 책임감이 커지고, 독해지더라고요.”
- 2011시즌 타자고과 2위인데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ssellassi)

“홈런이요. 저도 왜 이렇게 홈런이 줄었는지 알고 싶을 정도에요.(2010시즌 9개, 2011시즌 3개)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홈런수를 늘리기 위해 체중도 불리고 배트도 더 무거운 것으로 바꿨는데…. 과도기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 몇 번 타순에서 가장 좋은 타격이 되는지요?(@YangGeon)

“개인적으로는 3번이 제일 편해요. 감독님께서 어느 타순을 맡겨주셔도 상관은 없는데, 4번만 아니면 돼요. 의식하는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4번에 가면 성적이 좋지 않아서….”
- 야구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 들 때는?(@Yoon_Melody)

“부모님께서 제 사인볼이 필요하다고 하실 때요. 제가 TV에도 나오고 하니까,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대요. 그럴 때 효도하는구나 싶습니다.”
- 등번호 61번이 유한준선수의 딸 하진의 생일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선수만큼은 ‘내 딸을 줄 수 있다’하는 선수 있나요?(@dahae94 등)

“이제 생후 18개월인데 벌써 무슨…. 우리 팀에는 없고요.(하하) 동국대 후배이자 군대 6개월 고참인 SK 박희수요. 성실하고 착하고, 때 묻지 않았어요. 제가 본 가장 순수한 야구선수입니다.”
- 야구가 잘 안될 때 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W_NAYOMI)

“하진이는 야구선수만 보면 다 아빠인줄 알아요. (하하) 딸만 보면 야구를 다 잊지요.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고. 하진이는 제 심장이자, 존재의 이유라고나 할까요?”
- 다시 한번 되돌아가서 플레이하고 싶은 경기가 있나요?(@bamboogirl_0708)

“7월6일 군산 KIA전이요. (김)성현이가 정말 잘 던졌어요.(6.1이닝 무실점) 우리가 1-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제가 8회말 수비 때 KIA 안치홍 타구에 만세를 불렀지 뭐예요. 결국 그 실수가 빌미가 돼 1-2 역전패를 당했어요. 성현이 볼 면목도 없고…. 분위기가 ‘싸’ 했지요.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 올스타전 타자 스피드 킹에서 준우승을 하셨는데 실제 구속이 얼마까지 나오는지, 투수였다면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shim0813)

“그 때 140km 나왔는데 그게 아마 최고일 거예요. 왕년에 투수 한번 안 해본 프로선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전 중학교 때 이미 공이 느려서 그만뒀습니다. 그 땐 체구가 작았거든요. 제가 고2때만 10cm이상 자라서…. 아마 투수를 했다면 지금 야구를 못하고 있겠지요.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글쎄요. 직구? 치기 좋은 깨끗한 직구.”


- 영화 퍼펙트게임으로 라이벌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가장 큰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선수는요?(@eugene_kwon)


“박정권이요. 동국대 동기로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야구뿐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이자 라이벌인 것 같아요. 잘 됐으면 하는 마음뿐인 라이벌이지요.”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ghj6758)

“스승님은 유신고 이성열 감독님. 야구도 야구지만, 사람의 도리나 예의범절에 대해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기억에 남는 경기는 고3때 대통령배 전주고와의 첫 경기. 그 때 전주고에는 팀의 에이스이자 중심타자인 (박)정권(SK)이가 있었어요. 그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쳐서 제가 처음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정권이에게도 홈런 하나 쳤는데 본인은 기억을 잘 못하더라고요.(하하)”
- 다리가 참 길어보여요. 바지를 올려 입으셔서 그렇게 보이는 건가요? 아니면 실제 다리가 긴 건가요?(@Yen_p)

“바지 올려입는 건 절대 아니고요. 저는 트레이닝복 입을 때도 바지와 웃옷 사이즈가 달라요. 예를 들어 웃옷이 XL이면, 바지는 XXL. 그래야 맞거든요. 하진이가 다리 길이는 저를 닮아야 하는데…. 야구하면서 긴 다리는 득보다 실이 많아요. 야구는 잔 스텝이 많은데, 민첩하게 잘 안되는 것 같아요.(하하)”
- 타 구단 선수 중 친해지고 싶은 선수는?(@Soys7)

“두산 임재철 선배님이요. 운동하는 모습도 멋있고, 인품도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친해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 외야수비에서 최고다 생각하는 선수는?(@2sternStar)

“당연히 임재철 선배님. 타구판단, 총알같은 송구 등 모든 면에서 최고.”
- 야구선수 말고 다른 꿈 없었나요? 야구선수가 아니었다면 어떤 직업을 갖고 있었을까요?(@hokutochan03)

“아주 어릴 때부터 야구선수가 꿈이었어요. 친구들이 ‘대통령 될래요’하던 시절부터…. 하지만 만약 다른 직업을 택했다면, 교편을 잡으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저도 선생님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체육선생님이요. 누나도 선생님이거든요. 그것도 아니라면 중학교 때 잠깐 꿈꿨던 스포츠기자?”
- 한국시리즈 7차전 넥센이 3점을 지고 있는 상황, 만루에서 유한준 선수 타석인데, 이 투수만큼은 피하고 싶다 하는 분 있어요?(@Heroes_V5 )

“롯데 정대현 선배요. 정말 타이밍 못 잡겠어요. 탁구공 던지는 것 같다니까요. 개인적으로 해외진출이 무산돼 정말 아쉽습니다.”
- 다른 타자들에게서 빼앗고 싶은 능력은?(@Soys7)

“고종욱(상무)의 발과 이대호(오릭스)의 모든 것. 그러면 완벽한 타자겠지요?(하하)”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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