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아내는 한국무대보다 은퇴 바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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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7시 00분


박찬호(왼쪽)와 박리혜씨 부부. 스포츠동아DB
박찬호(왼쪽)와 박리혜씨 부부. 스포츠동아DB
부상과 재활에 힘겨워하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고국에서의 마지막 도전보다 차라리 은퇴를 바랐다. 메이저리그에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이룬 124승, 그리고 아내가 성장한 일본에서의 도전까지 선수로 이미 최선을 다했다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헌신하겠다는 말에 다시 아내이자 야구선수 박찬호의 팬이 됐다.

박찬호는 20일 한화 입단식에서 ‘무보수’에 대해 가족과 상의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아내 박리혜 씨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전했다. 박찬호는 “때로는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인지 이제 야구를 그만하는 것은 어떠냐는 말을 했다. 그러나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잘 설명하자 찬성했고 응원을 해줬다”며 “아내도 출판한 요리책 수익금으로 어려운 한국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활동을 해왔다. 이제 한국말도 잘하고 한국문화도 많이 이해하게 됐다. 제 선택을 존중해줬다”고 밝혔다.

박찬호의 어머니 정동순 씨도 전화로 아들의 선택을 반겼다. 박찬호는 “어머니께 전화로 이렇게 한화로 입단하게 됐다고 말씀을 드리면서 내년에는 대전구장에 많이 와주셔야 한다고 했다. 어머니는 ‘어떻게 너같은 아이가 태어났는지 모르겠다’고 웃으시면서 ‘자랑스러운 일이다’는 말로 힘을 주셨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 순수 연봉만으로 약 1000억원의 수입을 올린 박찬호지만 보수 없이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누구보다 가족의 응원이 큰 힘이 됐고, 에이전트의 도움 없이 ‘최고의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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