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거포 최진행(26·사진)이 다이어트의 진짜 목적을 공개했다. 타격이 아닌 ‘수비’를 위해서다. 그렇다고 수비에만 신경 쓰겠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풀타임 좌익수 수비’를 병행하는 중심 타자로 한 시즌을 보내겠다는 의지다.
최진행은 지난달 일본 나가사키 마무리 캠프에서 독하게 5kg을 감량했다. 그리고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2∼3kg을 더 뺄 생각이다. 몸을 가볍게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 건 선배 김태균의 복귀 때문. 든든한 방패와도 같은 김태균이 돌아오면서 최진행의 상황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물론 첫 번째는 어깨를 짓누르던 4번 타자의 부담감에서 벗어났다는 것, 그리고 최진행에게도 의지할 이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장성호와 김태균이 동시에 라인업에 자리잡게 되면서 두 선배가 지명타자와 1루수로 번갈아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최진행이 종종 지명타자로 나서곤 했지만 이제는 “내가 무조건 좌익수로 풀타임을 뛰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다.
안 그래도 김태균이 돌아온 후 주변에서 “얼굴이 밝아졌다”는 소리를 듣는다는 최진행이다. 벌써 1군에서 풀타임으로 두 시즌을 치렀지만, 김태균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는 건 내년이 첫 해가 된다. 그래서 더 의욕적이다. 고교 때 수술경력이 있는 허리 때문에 자주 고생했던 최진행은 “원래 아주 육중한 체격은 아니지만, 체중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야 풀타임으로 수비를 소화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살을 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태균과 힘을 합칠 최진행의 내년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