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감독-안치용의 ‘입씨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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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7시 00분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 감독- SK 와이번스 안치용.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 감독- SK 와이번스 안치용. 스포츠동아DB
롯데 양승호(51) 감독과 SK 안치용(32)은 신일중에서 감독과 선수로 만난 사제지간이다. 이들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때마다 거침없는 입씨름을 펼쳐 주변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마치 허물없이 지내는 동네의 친한 형과 동생 같았다.

5차전을 앞둔 사직구장 1루쪽 롯데 덕아웃. 양 감독이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그라운드에 도착한 안치용이 또다시 롯데 덕아웃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왔다. 그러더니 아니나 다를까. 선제공격(?)을 날렸다.

“감독님, 서울 올라가실 준비 하셨죠?”

안치용의 말은 5차전에서 SK가 이겨 대구로 갈 테니, 스승께서는 집이 있는 서울로 올라가시라는 뜻. 그러나 현역 감독 중 입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양 감독이다. 안치용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응, 5, 6, 7!”이라고 맞받아쳤다. 제자가 걸어올 때부터 이미 무슨 말로 공격할지 속내를 알아차린 듯 반응속도가 전광석화 같았다. 서울은 서울이되 롯데는 한국시리즈 5∼7차전이 예정된 서울로 가겠다는 뜻이었다.

순간 덕아웃에 폭소가 터졌다. 안치용은 스승의 강펀치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이번에는 스승의 승리였다.

사직|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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