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하종화 “너희들이 선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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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7시 00분


주말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신임 사령탑들이 쓴 맛을 봤다. 왼쪽부터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 KEPCO45 신춘삼 감독, LIG손보 이경석 감독. 스포츠동아DB
주말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신임 사령탑들이 쓴 맛을 봤다. 왼쪽부터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 KEPCO45 신춘삼 감독, LIG손보 이경석 감독. 스포츠동아DB
초보감독들 호된 신고식

‘드림식스’에 졸전…선수들에 호통
신춘삼·이경석 감독 선전 속 석패


남자부 신임 감독들이 정규리그 데뷔전에서 나란히 고배를 들었다.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1∼2012 V리그 홈 개막전에서 서울 드림식스에 1-3(24-26 25-22 19-25 13-25)으로 패했다. 같은 날 KEPCO45 신춘삼 감독은 작년 준우승 팀 대한항공과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선전했지만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전날인 22일에는 이경석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LIG손해보험이 ‘디펜딩챔피언’ 삼성화재에 역시 2-3으로 졌다. 드림식스가 승점 3으로 선두로 나섰고,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새로 도입된 차등승점제에 따라 승점 2를 챙기며 2위권을 형성했다.

KEPCO45와 LIG손해보험도 각각 승점 1을 따냈다. 가빈(삼성화재)의 대항마로 관심을 모았던 KEPCO45 외국인 선수 안젤코(28·크로아티아)는 36점을 올리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 현대캐피탈 예상 밖 졸전

가장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이는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아직 합류하지 못한 채 한국배구연맹(KOVO) 기금으로 시즌을 치르게 된 드림식스에 완패했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현대캐피탈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현대캐피탈 경기의 관전포인트는 리베로 오정록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지와 새로 합류한 캐나다대표팀 출신 외국인 선수 달라스 수니아스(27)의 기량이었다.

둘 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경기 내내 서브리시브 미숙으로 고전했다. 레프트 박주형과 주상용의 리시브가 불안했다. 번갈아 리베로 유니폼을 입은 신동광과 박종영도 마찬가지. 78개 가운데 정확하게 걷어 올린 리시브는 절반도 안 되는 34개에 그쳤다.

수니아스는 1세트 7득점에 87.5%의 공격성공률을 올리며 제 몫을 하는 가 싶더니 중후반부터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공격 범실을 남발하며 리듬을 잃었다. 결국 4세트에 교체 아웃되는 수모를 겪었다. 20점을 기록했지만 범실도 8개나 됐다.

특히 4세트는 완패였다. 힘도 써보지 못하고 12∼14점 차로 계속 뒤졌다. 보다 못한 하 감독은 이미 승부가 기운 8-22에서 작전 타임을 불러 “너희들이 배구 선수 맞느냐. 끝까지 최선을 다해라”고 호통을 쳤다.

하 감독은 “실망스런 경기라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서브리시브가 무너지면서 모든 부분이 안 됐다”고 고개를 숙인 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 문제점이 빨리 노출됐으니 이런 경기 하지 않도록 다시 잘 준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천안|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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