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2차전을 통해 수비에서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로이스터 시절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특히 1차전 8회 1사 1,2루에서 혼자 더블플레이를 성공시킨 황재균은 이날도 네 차례나 호수비를 선보였다.
-SK는 선두타자가 출루한 4회와 6회, 7회에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다.
▲ 이만수 감독대행은 번트를 즐겨하지 않는다. 세 번 모두 강공으로 밀어붙였는데 4회와 6회에 병살타가 나왔다. 1-3으로 뒤진 7회초 무사 1,2루에서는 안치용이 희생번트를 성공시켰지만 추가득점에 실패했다.SK는 롯데선발 송승준을 공략하지 못했고 효과적인 공격도 나오지 못했다.
-SK는 선발투수 고든의 교체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 SK 고든은 5회까지 54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5회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교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5회 롯데 세 명의 타자에게 모두 외야쪽의 큰 플라이를 맞을 정도로 구위가 떨어졌다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6회말 전준우에게 결승홈런을 내줬고 2사후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고 추가점을 내줬다. 어차피 고든이 정규시즌에서도 5회 이후에 구위가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련을 버리고 SK의 강점인 불펜으로 승부를 걸어보는 것도 괜찮았을 듯했다. 고든은 뉴욕 양키스에서 선발이 아니라 불펜으로 뛰었던 투수다.
반면 롯데는 송승준에 이어 나온 강영식, 임경완, 김사율이 호투하며 불펜대결에서도 이겼다.
-홍성흔의 보이지 않는 팀플레이가 돋보였다.
▲ 사실 숨은 MVP는 홍성흔이다. 롯데는 1회부터 3회까지 대부분의 타자가 초구나 2구 이내에 방망이를 돌려 아웃됐다. 그런데 홍성흔은 의도적으로 고든의 투구수를 늘리려고 타석에서 ‘평소에 없던’ 참을성을 발휘했다. 노련하게 경기의 흐름을 조율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준우의 2점홈런 직후 예상치 못한 도루를 성공하면서 3점째를 올렸다. 1차전에서도 도루를 성공시켰는데, 두 경기 동안 SK가 도루가 하나도 없는 반면 롯데는 4개를 기록했다. 이것이 향후 경기에 변수가 될 것이다.
-롯데의 타순 교체가 맞았다.
▲ 비록 졌지만 1차전에서 김주찬∼손아섭의 테이블세터가 빛났고, 손아섭이 2번으로 이동하면서 클린업트리오인 3번 타순에 배치된 전준우가 결국 일을 냈다.
롯데의 1∼3번은 1,2차전에서 모두 13안타를 합작했다. 새로운 타순은 게임을 거듭할수록 위력이 배가될 수도 있다. 단, 전제조건은 4번 이대호가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