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1차전 병살타서 배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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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7시 00분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스포츠동아DB
롯데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플레이오프(PO) 1차전 6-6으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 끝내기 상황에서 타석에 롯데 손아섭(23)이 들어섰다. 이전 타석에서 3안타를 쳤던 터라 자신감은 넘쳤다. 그러나 바뀐 투수 SK 정우람의 초구를 건드려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17일 사직구장. 손아섭은 머쓱한 표정으로 덕아웃에 들어섰다. 최대한 입을 열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했다. “많은 공부가 됐다.” 사실 전날 자신이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좌타자였기 때문에 엄정욱보다는 좌완 정우람이 나오길 내심 바랐는데 마침 생각하는 투수가 나왔고, 대기타석에서 체인지업을 노렸는데 초구에 제구가 안된 실투성 체인지업이 날아왔다.
‘이건 하늘의 뜻이다. 100만원(MVP상금)이 내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 게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몸에 힘이 들어갔다. 정규시즌에도 잘 나오지 않던 병살타였지만 타구는 야속하게 상대수비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맞히면 끝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김)광현이 볼을 치듯 가볍게 맞힌다는 느낌으로 가야했는데 몸에 힘을 너무 들어갔다. 경험이 부족했다고 느꼈다”며 아쉬워했다. 경기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 당시 상황이 수도 없이 떠오를 정도였으니 거의 노이로제 수준의 스트레스. 그러나 “프로에 5년 있으면서 어제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은 것 같다”며 농담을 던지고는 “선배들을 비롯해 200통이 넘는 격려메시지를 받고 힘을 얻었다.

하지만 다음에는 잘 해서 칭찬문자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을 지키려는 듯 2차전 1회 첫 타석부터 중전안타를 터트렸다.

사직|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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