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플레이오프 첫승 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6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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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PO 1차전서 연장 10회 혈투 끝 7-6 승리
롯데는 포스트시즌 홈 12연패

SK 와이번스가 연장 10회 터진 포수 정상호의 결승 홈런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하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승을 챙겼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이끄는 SK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6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정상호가 크리스 부첵으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터트려 롯데에 7-6으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2007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SK는 5전3승제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에서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기분 좋게 시리즈를 시작했다.

올해 정규리그 3위 팀인 SK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반면 정규리그 2위 팀 롯데는 지난해 10월2일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포스트시즌 4연패를 당했다.

특히 1999년 10월22일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는 포스트시즌 홈 12연패에 빠졌다. 사직구장에서만 9연패다.

두 팀의 2차전은 17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SK는 브라이언 고든, 롯데는 송승준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좌완 에이스인 김광현(SK)과 장원준(롯데)로 내세운 두 팀은 시종 피 말리는 승부를 펼쳤다.

SK는 1회초 2사 후 최정이 중견수 뒤 펜스에 맞는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투수 견제구에 잡히는 바람에 좋은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그러자 롯데가 바로 1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김주찬의 좌월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볼카운트 1-1에서 김광현의 130㎞짜리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은 곳으로 밋밋하게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비거리 115m짜리 아치를 그렸다.

롯데는 계속된 1사 만루 기회에서 강민호가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진 병살타를 쳐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롯데는 2회에 추가점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1사 후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조성환이 문규현의 번트 때 2루까지 나아갔고, 김주찬이 때맞춰 중전 안타를 때려 홈을 밟았다. 김주찬은 2루를 훔친 뒤 손아섭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아 롯데가 3-0으로 앞서며 초반 기세를 올렸다.

3회까지 매 이닝 2사 후 주자가 살아나갔지만 득점에 실패했던 SK는 4회부터 타선이 힘을 냈다. 4회초 1사 후 '가을 사나이' 박정권이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할 타율을 기록했던 박정권은 볼카운트 2-2에서 구속 145㎞짜리 장원준의 직구가 가운데로 높게 들어오자 그대로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 한 방에 호투하던 장원준이 흔들렸다. 안치용과 김강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정상호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SK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박진만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와 정근우의 중전 안타로 한 점씩 보태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좀처럼 제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4회말 2사 1루에서 손아섭, 전준우에게 잇달아 중전안타를 얻어맞고 실점해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이어 이대호 타석이 되자 이만수 SK 감독대행도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김광현을마운드에서 내렸다. 뒤이어 등판한 이영욱은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급한 불을 껐다.

SK는 3-4로 끌려가던 6회초 장원준을 강판시키고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 타자 김강민이 좌익수 쪽 2루타를 치자 투수가 임경완으로 바뀌었고, 1사후 박진만의 좌중간 적시타로 4-4를 만들었다.

롯데는 정근우에게 내야안타를 내줘 1사 1,2루가 되자 투수를 다시 고원준으로 바꿔 위기를 넘겼다.

SK는 7회초 들어 처음으로 리드를 잡으며 승기를 잡은 듯했다. 선두타자 이호준이 볼넷을 골라 나간 뒤 박정권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난세의 영웅' 안치용이 좌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2점 홈런을 쳐 6-4로 앞서 나갔다.

안치용은 고원준의 125㎞짜리 초구 슬라이더가 몸쪽으로 오자 주저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롯데의 저력도 만만치않았다. 7회 말 1사 2,3루에서 조성환의 2루수 땅볼로 한 점을 따라붙더니 정대현이 마운드를 지킨 8회에도 2사 후 전준우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도루에 성공한 뒤 이대호의 좌전 적시타로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대호의 첫 안타가 롯데를 일단 위기에서 구했다. 그러자 SK는 6-6으로 맞선 8회 2사 후부터 엄정욱을 마운드에 올리는 등 강수를 뒀다.

롯데는 9회말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황재균이 우중간 2루타, 조성환이 좌전 안타를 쳐 무사 1,3루가 됐다. 엄정욱은 대타 손용석을 투수 땅볼로 잡은 뒤 김주찬을 고의사구로 내보내 1사만루의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SK는 구원 등판한 정우람이 손아섭을 2루수 앞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SK는 10회초 승부를 갈랐다. 선두 타자 정상호가 볼카운드 1-0에서 크리스 부첵의 구속 142㎞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05m짜리 좌월 결승 아치를 그렸다. 명승부를 SK의 승리로 이끄는 순간이었다.

정상호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1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1⅔이닝을 무실점을 막은 정우람은 승리투수가 됐고, 8회 1사 후 등판한 부첵이 패전의 멍에를 썼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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