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국제마라톤, ‘헐떡 고개’를 정복한 자, 경주의 전설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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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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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전 8시 시민운동장서 출발


“언덕 코스를 제대로 공략해야 우승이 보인다.”

16일 오전 8시 경주시민운동장을 출발해 경주시내와 보문단지를 거쳐 되돌아오는 동아일보 2011 경주국제마라톤(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 풀코스 레이스에 출전한 세계의 건각들은 새롭게 바뀐 코스의 ‘언덕 코스’를 부담스러워했다. 대회조직위는 지난해까지 시내를 서너 차례 도는 코스에서 보문단지를 돌아오는 코스로 변경하면서 27.5km부터 32.5km까지 약 5km에 걸쳐 2개의 언덕을 넘도록 설계했다. 특히 27.5km부터 30km까지는 표고차 100m가 넘는 난코스로 보스턴의 ‘상심의 언덕’을 연상케 한다.

14일 코스답사를 한 뒤 현대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참가자 기록 랭킹 1위(2시간6분44초)인 폴 키루이(31·케냐)는 “솔직히 언덕이 너무 가파르다. 오르막 코스에서 힘 조절을 하고 내리막에서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8년 챔피언으로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6분49초의 국내대회 최고기록을 세운 실베스터 테이멧(27·케냐)은 “쉽지 않은 코스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레이스 전략을 잘 짜면 오히려 더 좋은 기록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기(28·상무)는 “직접 뛰어 봤는데 그동안 달린 그 어떤 코스보다 힘들다. 마지막까지 힘을 비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품 레이스로 경주 빛내겠다” 16일 열리는 동아일보 2011 경주국제마라톤에 출전하는 주요 선수들이 14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며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왼쪽부터 실베스터 테이멧, 폴 키루이(이상 케냐), 무함마드 알 하치미(모로코), 이야로슬라프 
무신스치(몰도바), 올렉 쿨코프(러시아), 이명기(국군체육부대). 경주=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명품 레이스로 경주 빛내겠다” 16일 열리는 동아일보 2011 경주국제마라톤에 출전하는 주요 선수들이 14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며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왼쪽부터 실베스터 테이멧, 폴 키루이(이상 케냐), 무함마드 알 하치미(모로코), 이야로슬라프 무신스치(몰도바), 올렉 쿨코프(러시아), 이명기(국군체육부대). 경주=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맞대결했던 테이멧과 키루이는 우승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지난해 3위에 그친 키루이는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이번엔 준비를 잘해 자신 있다. 내가 결승선을 맨 먼저 통과하겠다”고 자신했다. 테이멧은 “좋은 친구와 다시 레이스를 펼치게 돼 자랑스럽다. 올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실패한 뒤 5개월 넘게 이 대회를 준비했으니 승리의 여신은 내게 미소를 보낼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뒤 내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도 우승하겠다”고 되받았다.

이날 레이스에는 풀코스 2000여 명을 포함해 하프코스와 10km, 5km 건강달리기 등 4개 부문에 9000여 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출전해 문화유적을 간직한 천년고도의 무공해 청정코스에서 가을 마라톤 축제를 벌인다. 당일 날씨는 섭씨 12도에서 19도로 마라톤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일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스 당일 오전 7시 30분부터 약 5시간 동안 경주시내 일부 구간의 교통이 통제된다.

경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김관용 경북도지사 “일자리 창출에 도움” ▼

“경주국제마라톤은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한국 마라톤의 역량을 보여주는 대회입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사진)는 “지난해 이 대회가 실버 라벨로 인증받아 세계 30대 마라톤대회로 발돋움했다.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대회가 됐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김 지사는 “세계육상대회가 올해 대구에서 열린 것을 계기로 마라톤과 육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 대회는 한국 마라톤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경북은 이 대회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300만 도민과 함께 지원할 것”이라며 “국제 스포츠 행사와 문화 이벤트, 관광상품을 연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최양식 경주시장 “역사탐방 명품 대회” ▼

“해가 거듭할수록 대회 규모와 품격이 격상되고 있습니다.”

최양식 경주시장(사진)은 “올해 19회를 맞은 경주국제마라톤은 신라 천년 유적지와 보문관광단지의 아름다운 호수, 가을 단풍을 아우르는 최고의 마라톤 코스다. 역사 탐방도 할 수 있는 세계 명품 대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회로 경주는 도시 이미지 향상과 관광 홍보의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지역경제에도 50억 원 정도의 파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원 100여 명과 함께 5km를 달릴 계획”이라며 “명품 대회를 직접 뛰면서 경주 발전도 구상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앞으로 이 대회가 세계 최고의 대회가 되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최병헌 경주경찰서장 “시민의 불편 최소화” ▼

“경주국제마라톤이 성장하는 것만큼 경찰의 교통관리 기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병헌 경주경찰서장(사진)은 “안전하고 사고 없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가 실버 라벨 인증을 받는 등 명실상부한 세계 명품 대회가 되면서 경찰의 자부심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경주경찰은 주요 교차로에 교통경찰을 배치하고 통제구간 우회도로 안내에도 나선다. 참여 선수 보호는 물론이고 시민 불편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원되는 인력만 연인원 447명. 교통순찰차와 견인차 등 장비 14대도 투입한다. 최 서장은 “주말 교통통제로 다소 불편하겠지만 세계적인 대회인 만큼 모두가 즐기는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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