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러의 뜨거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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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7시 00분


리키 파울러. 사진제공 |코오롱한국오픈
리키 파울러. 사진제공 |코오롱한국오픈
한국오픈서 첫 우승 후 “하늘의 스승님 떠올라…”

리키 파울러(사진)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왜 한국에서 눈물을 흘렸을까.

파울러는 9일 끝난 제54회 한국오픈에서 두 명의 메이저 챔피언(양용은, 로리 매킬로이)을 꺾고 우승했다. 미 PGA 투어와 비교하면 5분의1 수준에 불과한 작은 대회지만 파울러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바로 이번 우승이 프로에서 차지한 첫 번째 우승이기 때문. 그렇다고 눈물까지 흘릴 만큼 감격적이었던 건 아니다. 눈물 뒤에는 5월 세상을 떠난 스승 베리 맥도널드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파울러는 “7세 때 골프를 시작해 17세까지 그에게 골프를 배웠다. 프로 전향 후에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했다”고 회상한 뒤 “맥도널드가 우승 장면을 지켜보지 못해 안타깝다. 우승의 영광을 맥도널드에게 돌리겠다”며 또 한번 눈시울을 붉혔다.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외모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겉모습과 달리 내면에 동양적인 정서로 가득했다. 파울러는 일본계 외할아버지와 어머니,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외할아버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동양적 사고방식을 몸에 익혔다.

파울러가 보여준 의외의 모습은 또 있다. 시상식이 끝나고 모두가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간 뒤 파울러는 샴페인 한 병을 두고 조촐한 축하파티를 열었다. 참석자는 수행원과 식당 직원들뿐이었지만 그의 얼굴은 환한 미소로 가득했다. 정 많고 소탈한 그의 모습이 한국팬들에게는 더 정겹게 보였다.

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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