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투구읽기] 악! 실투…한방맞은 송은범·로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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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0일 07시 00분


왼쪽부터 송은범, 로페즈. 스포츠동아DB
왼쪽부터 송은범, 로페즈. 스포츠동아DB
송은범 통한의 높은볼…최희섭에 홈런
6이닝 2실점 상대 약점공략…기대 이상
로페즈도 7회 슬라이더 실투 대포 허용


선발 투수의 수준급 피칭과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불펜 등 양팀 마운드가 전반적으로 상대 타선을 제압하면서 팽팽한 승부가 연출됐다.

SK 송은범과 KIA 로페즈, 두 선발 투수 모두 기대 이상의 투구 내용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즌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고 간 송은범(6이닝 2실점·투구수 83)은 구위보다 몇 구까지 던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지만 다행히 제 몫 이상을 했다. 2차전 등판 후 휴식 기간 동안 얼마나 빨리 제 컨디션을 회복하느냐가 또다른 숙제가 되겠지만 선발이 부족한 SK 마운드를 고려할 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송은범-정상호 배터리의 성공 요인은 상대 타자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한 덕분이다. 4회 나지완에게 계속 변화구를 뿌리고, 김상현에게 잇달아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져 연속 삼진을 잡아낸 것이 좋은 예다. 송은범은 5회 최희섭에게 1점 홈런을 맞았는데, 이는 최희섭이 이전 타석에서 바깥쪽 낮은 볼에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을 알고 공략하다가 볼이 높게 들어가는 바람에 실투가 된 탓이다.

후반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로페즈(6이닝 2실점·투구수 91)는 볼 스피드는 그런대로 예전 모습을 찾았지만 주무기로 볼 수 있는 몸쪽 싱커 제구력이 예전만큼 날카롭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바깥쪽 슬라이더를 주로 던질 수밖에 없었다. 포수 차일목이 요소요소에 몸쪽 과감한 직구 승부를 요구해, SK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면서 전반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2차전 좋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등 다음 등판을 고려한다면 몸쪽 싱커를 낮게 제구할 수 있는 기량 회복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 몸쪽 싱커가 효과를 발휘해야 바깥쪽 슬라이더의 위력이 더 커질 수 있다.

7회 안치용에게 홈런을 맞은 슬라이더는 바깥쪽 승부 패턴이 너무 많이 읽혀 타자가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여기에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까지 겹쳐졌기 때문이다. 최희섭이나 안치용의 홈런은 투수 입장에서 볼 하나의 실투가 얼마나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셈이다.

양팀 벤치의 투수교체 타이밍은 전반적으로 무난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KIA는 7회 안치용에게 홈런을 맞은 뒤에야 로페즈를 강판시킨 점이나 연장 11회 한기주를 끝까지 기용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7회에만 양현종, 손영민, 한기주 등 세명 불펜을 투입했는데, 차라리 양현종에게 첫 타자부터 맡겼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특히 한기주는 투구수가 60개가 넘으면서 스트라이크 넣기에 급급했는데 왼손 불펜 심동섭 카드 활용 찬스를 그대로 지나친 점도 아쉽다. 양상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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