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한화 이대수, 4할이 대수냐 “요즘 미친방망이 나도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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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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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수가 말하는 이대수

11년 전 힘겹게 연습생으로 프로구단에 들어갈 수 있었다. 프로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았고 서른이 넘어 3할 타자로 거듭났다. 이제 
새로운 목표는 유격수 골든글러브. 연습생 신화가 많은 한화에서 이대수는 또 한번 땀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11년 전 힘겹게 연습생으로 프로구단에 들어갈 수 있었다. 프로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았고 서른이 넘어 3할 타자로 거듭났다. 이제 새로운 목표는 유격수 골든글러브. 연습생 신화가 많은 한화에서 이대수는 또 한번 땀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한화 이대수가 생애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대수는 19일까지 타율 0.309, 105안타, 4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 데뷔 11년 만에 처음 100안타를 쳤고, 생애 첫 3할 타율 가능성도 높다. 후반기 그가 보여준 안타행진은 경이적이다. 전반기까지 타율 0.245에 그쳤던 그는 후반기 38경기에서 무려 0.441의 높은 타율을 올렸다. 8월 타율 0.441, 9월에는 무려 0.469의 고감도 타격을 기록 중이다. 지난 겨울부터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했고, 강한 체력이 뒷받침되면서 최고의 스윙을 몸에 익히게 됐다. 그는 마지막 승부가 남았다고 했다. “남은 11경기에서 팀 목표 5위 달성과 생애 첫 3할을 함께 이루고 싶습니다.” 프로 데뷔 11년 만에 이대수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춘 명품 유격수가 됐다.

후반기 방망이 짧게 잡고 0.441 고감도 방망이
생애 첫 3할·100안타…11년차 신고선수 신화

하체집중 웨이트트레이닝 효과…강철체력 변신
“떠돌이 인생 더 갈곳도 없다…내년엔 GG 도전!”

○나도 3할을 칠 수 있구나!


7월까지 그의 타율은 0.241이었다. 안타도 56개밖에 때리지 못했다. 올 시즌 그가 목표로 했던 타율 0.270과 50타점이 쉽지 않아 보였다. 8월부터 방망이를 짧게 잡고 타석에 나갔다. 33.5인치 방망이를 길게 잡고 치던 것을 10cm 정도 짧게 잡았다. 항상 늦어 고민하던 타이밍이 맞기 시작했다. 연일 안타가 터져 나왔고, 8월말 삼성과의 청주 3연전에서 7안타를 몰아치며 자신감을 얻었다. “솔직히 저도 놀랍니다. 이렇게 많은 안타를 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9월에 이대수는 15경기에서 무려 23안타를 쳤다. 7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3안타 경기도 3차례나 됐다. 이대수에게 3할과 100안타는 높은 벽이었다. 그가 올해 얻은 최고의 수확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다. “나도 할 수 있구나, 나도 3할을 칠 수 있구나….”

○비로소 프로야구선수의 몸이 됐다


2010년 겨울. 집 앞 피트니스 센터를 찾았다. “항상 체력 때문에 고전하는 야구선수입니다.” 관장은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한 이대수에게 체계적 훈련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또 운동선수에게 맞는 식단도 짜 주었다. 하루 2시간씩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했다. 스프링캠프와 올 시즌 내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홈경기 때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1시간 반 동안 운동을 하고 경기장에 나갔다. 원정 때는 호텔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고, 여건이 나쁠 때는 튜빙과 푸시업, 하체운동으로 스케줄을 소화했다. 먹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지난해까지는 시즌도중에 힘들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한번도 힘들지 않았다. “진짜 프로답게 운동하고 식사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11년 만에 처음으로….” 이대수는 항상 ‘체력이 약한 선수’로 불렸다. 프로선수에게는 결코 달갑지 않은 소리였고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이대수는 “비로소 프로선수의 몸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했다. 후반기 맹타가 그의 말을 증명하고 있다.

○내년에 골든글러브 도전

이대수는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다. 유격수 가운데 유일하게 3할을 치고 있고, 수비도 안정적이다. 삼성 김상수, KIA 김선빈, 넥센 강정호와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 하지만 이대수는 손사래를 친다. 그는 한번도 골든글러브를 목표로 잡은 적이 없다고 했다. 골든글러브는 야구 잘하는 선수들의 무대라고만 생각했다. “저에게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중요합니다. 1년 잘한 것은 가능성을 본 것이지 진정한 실력은 아직 아니니까요.” 그는 내년에 골든글러브에 한번 도전하겠다고 했다.

○잡고 스텝하고 던져라

이대수는 안정감 있는 유격수다. 그는 화려한 수비보다는 안정감을 택한다. 2007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그는 한 이닝에 실책 3개를 했다. 두 번의 병살타성 타구를 모두 놓쳤고, 플라이를 놓치면서 송구 실책까지 겹쳤다. “문학에서 2승을 하고 홈에 왔는데, 3차전에서 저 때문에 크게 졌어요. 그리고 결국 우승을 SK에게 내줬죠.” 그날 절실하게 느낀 게 있다. ‘공을 잡고 스텝하고 던져라.’ SK 주자들이 빠르기 때문에 한 템포 빨리 하려다가 연거푸 실책을 했다. “공보다 빠른 주자는 없습니다. 빠른 타자는 또 수비위치를 앞으로 옳기잖아요.” 이대수의 수비는 집중과 기본이다. 그는 지난해 125경기에서 5개의 실책밖에 하지 않았다. 수비율 0.990으로 가장 높았다. 올해도 그는 112경기에서 실책 10개를 기록하며 여전히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하고 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2009년 11월 이대수는 두산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죠. 여기가 마지막이다.” 한화에서 그는 난생처음 2년 연속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올해는 생애 첫 3할과 100안타를 기록했다. 2001년 신고선수로 SK에 입단한 그가 데뷔 11년 만에 꽃을 피운 것이다. 그는 한번도 남들처럼 거창한 꿈과 목표를 가진 적이 없다. 주전으로 뛰는 것과 한국시리즈 우승만이 그의 유일한 목표였다. 그는 올 시즌 마지막 승부가 남았다고 했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 팀 5위와 3할을 모두 달성하고 싶습니다.” 이대수는 올해 자신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를 알게 됐다. 만 서른 살에 그는 야구에 눈을 떴다.

WHO 이대수?
▲생년월일=1981년 8월 21일 ▲출신교=군산중앙초∼군산중∼군산상고 ▲키·몸무게=175cm·70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01년 SK 신고선수 ▲프로 경력=2002년 SK∼2007년 두산∼2010년 한화 ▲2011년 성적(9월 19일 기준)=112경기 340타수 105안타(타율 0.307) 8홈런 48타점 45득점 ▲2011년 연봉=90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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