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볼트의 파트너’ 블레이크 깜짝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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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8일 2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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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미터 결승 부정 출발 판정 후 아쉬워하는 우사인 볼트. 왼쪽은 우승자 블레이크 선수
100미터 결승 부정 출발 판정 후 아쉬워하는 우사인 볼트. 왼쪽은 우승자 블레이크 선수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자메이카의 샛별 요한 블레이크(22)가 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에 등극했다. 우사인 볼트가 부정 출발로 실격된 뒤 열린 남자 100m 결선에서 블레이크는 9초9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터 딕스(25·미국·10초08)와 2003년 파리 대회 우승자 킴 콜린스(35·세인트키츠 앤드 네비스·10초09)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깜짝 우승을 차지한 블레이크는 볼트의 훈련 파트너다. 볼트와 같은 글렌 밀스 사단의 기대주인 그는 가장 어린 나이(19세 197일)에 10초 벽을 깨며 볼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급성장했다. 그의 최고 기록은 9초89다. 5월에는 9초80을 기록했지만 초속 2.2m의 뒤바람이 불어 무산되기도 했다.

100미터 결승에서 프랑스 백색 탄환 르미테르 선수가 질주하고 있다.
100미터 결승에서 프랑스 백색 탄환 르미테르 선수가 질주하고 있다.
블레이크의 선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대회 개막 전 전설적인 스프린터 아토 볼든(38·트리니다드토바고)은 아사파 파월을 1위, 블레이크를 볼트보다 앞선 2위로 전망했다. 파월이 불참한 상황에서는 블레이크가 우승할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예견한 것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리스 그린(37·미국)도 27일 기자회견에서 "세계선수권 같은 큰 대회에서는 깜짝 스타가 언제든지 탄생할 수 있다. 블레이크는 다른 선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변을 암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에게 설득력이 크지는 않았다.

부담이 적었던 블레이크는 이날 예선부터 차분하게 자기 레이스를 펼쳤다. 27일 예선에서 볼트보다 0.02초 뒤진 전체 2위(10초12)로 예선을 통과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28일 준결선에서는 9초95를 찍어 10초05를 기록한 볼트보다 오히려 빨랐다.

오후 8시 45분 경 트랙에 들어선 블레이크는 6레인 스타팅 블록을 차분히 점검했다. 20m 지점까지 가볍게 달리다 볼트와 손을 맞잡으며 선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볼트가 실격 처리된 뒤에도 그의 얼굴은 동요하지 않았다. 두 번째 스타트에서 7명 중 다섯 번째인 반응속도 0.174초를 기록했지만 중반 이후 폭발적인 스퍼트를 펼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편 백인 최초로 10초 벽을 무너뜨린 '백색탄환' 크리스토퍼 르메트르(프랑스)도 10초19의 기록으로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르메트르는 흑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단거리에서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7월 프랑스선수권에서 9초98로 우승하며 최초로 9초대에 진입했고 7월 프랑스선수권에서 9초92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체격(189cm·74kg)이 볼트보다 작지만 최소 40.5걸음에 100m를 달릴 정도로 스트라이드(보폭)가 넓은 것이 장점이다. 보폭 각을 115도 정도까지 크게 벌릴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구=이승건기자 why@donga.com
대구=유근형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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