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이스쇼 참가하는 올 세계피겨선수권우승자 패트릭 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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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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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에게 피겨만 강요 마세요”

‘피겨 여왕’ 김연아가 주도하는 아이스쇼 출연을 위해 한국에 온 패트릭 챈. 그는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역대 최고 점수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남자 피겨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번 아이스쇼는 13일부터 3일 동안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링크에서 열린다. 동아일보DB
‘피겨 여왕’ 김연아가 주도하는 아이스쇼 출연을 위해 한국에 온 패트릭 챈. 그는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역대 최고 점수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남자 피겨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번 아이스쇼는 13일부터 3일 동안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링크에서 열린다. 동아일보DB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으로 참가한 올림픽. 그것도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이었다. 20세의 앳된 얼굴을 한 청년은 자신의 점수를 보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3월 캐나다에서 열린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 출전한 패트릭 챈(21)의 이야기다.

캐나다 출신으로 자국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그는 내심 메달을 기대했다. 자신은 물론이고 국민을 실망시키기 싫었다. 결과는 5위.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아직 젊었고, 세계 챔피언이란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난 올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그는 자신의 최고기록(총점 280.98점)을 세우며 우승했다. 2009년, 2010년 잇따라 준우승에 머문 한도 풀었다. 2위 고즈카 다카히코(일본·258.41점)와는 22.57점 차. 춘추전국 시대였던 남자 싱글에 절대 강자가 등장한 것이다. 남자 싱글의 김연아(21·고려대)인 셈이다.

그가 10일 다시 한국을 찾았다. 13일부터 3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이스쇼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e메일 인터뷰를 했다.

○ “자국의 올림픽은 특별한 경험”

그는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를 완성했다. 최근 남자 싱글 선수들 중 쿼드러플 점프를 뛰는 선수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쿼드러플 점프의 실전 시도는 의미 있는 일이다. 그는 “정상을 지키고 싶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매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2018년 평창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것에 대해 그는 “자국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 이상이다. 올림픽 기간 매 순간을 평생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은 어떨까. 그는 “너무 어려운 결정이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 “외교관으로서의 김연아 훌륭해”

동갑내기 피겨 선수인 ‘피겨 여왕’ 김연아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를 알아왔다. 그간 김연아가 피겨 선수로 발전하고 한 여인으로 성숙해가며 올림픽 챔피언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연아는 한국을 넘어 피겨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외교관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진 박소연 등 ‘김연아 키즈’라 불리는 어린 선수들에 대해 그는 “한국에서 피겨가 계속 발전하고 있어 기쁘다. 모두가 김연아 덕분이다”라며 김연아를 치켜세웠다. 김연아가 앞으로 피겨 선수 또는 다른 길을 택하면 좋을지 묻자 그는 “정말로 가슴속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그녀에게 절대 피겨만을 강요하지 마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패트릭 챈은 누구?

△생년월일: 1990년 12월 31일
△출생지: 캐나다 오타와
△키: 173cm
△세계랭킹: 2위
△경력: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5위, 2010∼2011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세계선수권대회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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