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영웅’ 심동섭의 무기는 들쭉날쭉 컨트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11일 07시 00분


부상병동 KIA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의 출현으로 힘을 내고 있다. 특히 9일 광주 LG전에서 2-0으로 앞선 6회 등판해 4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린 2년생 좌완투수 심동섭(20)은 그야말로 ‘난세의 영웅’이 됐다. 12명의 타자를 상대로 완벽투를 펼쳤다. 탈삼진이 무려 7개였다.

조범현 감독은 10일 “심동섭은 씩씩하게 던지는 것이 장점이다. 포수가 사인을 내면 주저하지 않고 그냥 바로바로 던진다”며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나도 요즘 심동섭 보고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면서 “캠프 때까지만 해도 구속이 138∼140km 정도에 그쳤다. 그런데 5월인가 어느 날 갑자기 140km 중후반이 전광판에 찍혀 코치를 불러 ‘전광판 구속 잘못됐지?’라고 묻기까지 했다. 갑자기 구속이 올라왔다”며 놀라워했다.

심동섭의 가장 큰 무기는 포크볼. LG 조인성도 “포크볼이 굉장히 좋더라”고 평가했다. 또한 투구시 팔이 숨어 나오는 데다 팔스윙이 빠르다. 타자로선 공이 잘 보이지 않고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투구폼은 아무래도 컨트롤 면에서는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은 “컨트롤이 조금씩 잡혀가고는 있지만 컨트롤이 나쁘니까 오히려 타자들이 애를 먹을 수 있다. 스트라이크가 들어와야 할 때 볼이 들어오고, 볼이어야 할 때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니 타자들이 계산이 안 될 수 있다”며 웃었다. 야구계에서 농담처럼 말하는 ‘효과적 컨트롤 난조’를 의미한다.

지난해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KIA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심동섭은 시간이 흐를수록 기량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조 감독은 “아직 오늘 잘 던져도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투수다. 볼넷도 내주고, 만루홈런도 맞으면서 배워나갈 게 많은 투수다”며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최근 수년간 좌완 불펜에 큰 약점이 있었던 사실을 떠올리면 혜성처럼 등장한 심동섭의 존재는 분명 반갑기 그지없다.

광주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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