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2018] ‘비전+감성 PT’…IOC위원들 엄지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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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7일 07시 00분


‘피겨퀸’ 김연아가 강원도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유치에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출처|방송캡처
‘피겨퀸’ 김연아가 강원도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유치에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출처|방송캡처
■ 평창,예고된 승리

투표시간 단 2분…2차 투표 없이 개최지 확정
2번 실패 통한 자신감 싸움…압도적 승리였다


마침내 11년간의 염원이 이뤄졌다. 강원도 평창이 3수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7일 오전 0시 18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23차 IOC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국으로 평창을 확정 발표했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2차 투표도 필요 없었다. 평창은 1차 투표에서 총 95표 중 63표를 얻어 독일 뮌헨(25표)과 프랑스 안시(7표)를 누르고 유치국이 됐다. 10시 43분에 시작된 투표는 단 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로게 위원장은 1차 투표 직후 “개최지가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평창은 시작부터 자신감이 넘쳤다. 2003년과 2007년 2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실패를 통해 얻은 물적, 인적 인프라를 십분 이용해 지난 4년간 유리한 싸움을 해왔다.

올해 2월 치러진 현지실사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재계 인사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IOC위원),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등이 발벗고 나서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더반에서 직접 프레젠터로 나서 평창올림픽 개최의 당위성을 피력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정부지원을 약속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이 회장은 수면 아래에서 동료 IOC위원들을 설득하며 부동표를 확보하는데 힘을 쏟았다. 김연아를 비롯한 토비 도슨, 한국스피드스케이팅 메달리스트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등도 젊은 패기를 앞세워 홍보에 열을 올렸다.

70여 분간의 최종 프레젠테이션(PT) 역시 성공적이었다. 이 대통령과 조 위원장은 전략과 비전을, 김연아와 토비 도슨은 감성적 호소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PT 후 IOC위원들은 평창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외신들도 뮌헨, 안시보다 평창에 비중을 실었다. 조짐도 좋았다. 투표 직전 이뤄진 기호 선정에서 평창은 행운의 번호 ‘7’을 받았다. 안시는 2번, 뮌헨은 6번이었다.

물론 유럽세를 앞세운 뮌헨도 만만한 적수는 아니었다. 뮌헨은 각종 동계 스포츠 대회를 여러 차례 개최한 풍부한 경험과 지금 당장 올림픽을 열어도 손색없는 경기장을 갖추고 있다.

IOC차기위원장으로 지목받고 있는 토마스 바흐 수석부위원장의 맨파워도 걱정거리였다. 평창유치위 내부에서 “바흐 위원장의 손에 뮌헨과 평창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할 정도. 그러나 유럽에만 편중된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평창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었다. ‘약속의 땅’ 더반은 한국에 또 한 번의 쾌거를 안겼다.

더반(남아프리카공화국)|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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