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이븐파면 우승컵에 키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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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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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골프협회 ‘지옥 코스’ 세팅

‘파를 막아라.’

시즌 두 번째 메이저 골프 대회인 US오픈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말이다. 올해로 111회를 맞는 이번 대회는 16일 미국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파 71·7574야드)에서 개막한다, 코리아 군단은 최경주, 양용은 등 역대 최다인 11명이 출전한다.

메이저 대회는 특징이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리는 마스터스는 유리알 그린으로 유명하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링크스코스에서 주로 열리는 브리티시오픈은 바람이다. PGA챔피언십은 긴 전장으로 알려졌다. US오픈은 바람을 제외한 모든 악조건을 섞어 놓았다. 페어웨이는 개미허리이고 러프는 발이 안 보일 정도로 깊다. 그린 빠르기는 마스터스에, 전장은 PGA챔피언십 코스에 뒤지지 않는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우승자 스코어를 이븐파에 맞춰두고 가혹하게 코스 세팅을 한다.

실제 스코어가 이를 입증한다. 올 마스터스에서 찰 슈워젤(남아공)은 14언더파로 그린재킷을 입었다. 지난해 PGA챔피언십 우승자 마르틴 카이머(독일)는 10언더파로 우승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는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이 무려 16언더파로 우승해 주최 측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하지만 2010년 US오픈에선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이븐파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USGA는 1년 전부터 대회를 준비한다. 같은 장소에서 치르는 AT&T내셔널대회와는 코스 세팅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장 361야드를 늘렸고 페어웨이는 종전보다 2m 이상 폭을 줄여 7m 남짓이다. US오픈을 상징하는 러프는 USGA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러프는 3단계로 돼 있다. 페어웨이 바로 옆 러프 길이는 4.5cm다. 아이언 샷을 했을 때 스핀이 덜 먹히는 정도다. 문제는 두 번째 러프부터다. 잔디 길이는 보통 6.4∼7.6cm에 이른다. 이 정도의 러프에서는 프로들도 레이업이 우선이다. 세 번째 러프는 빠졌다 하면 벌타를 각오해야 한다. 길이가 10.2∼15.2cm다. USGA는 덤불이나 다름없는 이 러프를 유지하기 위해 통제 로프를 뒤로 해 갤러리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그린 빠르기는 스팀프미터라는 측정기로 잰다. 1.5m 길이의 홈이 파인 판을 45도 각도로 해서 볼을 굴려 몇 피트 굴러가는지를 측정한다. 보통 10이면 빠른 그린으로 통한다. US오픈은 13∼14가 측정된다. 이 정도 스피드는 목욕탕 바닥을 연상하면 된다. 시멘트 바닥처럼 딱딱한 그린에 스피드까지 빨라 아차 하면 3퍼트가 나온다. 이 난코스에서 우승자는 누가 될지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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