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성적 부진 책임” 김경문감독 전격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4일 03시 00분


감독대행에 김광수 수석코치

두산 김경문 감독(53·사진)이 13일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이끈 명장이었다. 2004년 두산 사령탑을 맡아 2006년을 제외하고 6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김현수 이종욱 등 신인을 과감히 기용해 스타로 키워냈다. 믿음의 리더십이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우승컵은 품지 못했다. 2005, 2007, 2008년 3번이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다시 우승을 노렸지만 팀이 하위권으로 추락하며 시즌 도중 스스로 지휘봉을 놓게 됐다. 두산 감독으로 8시즌 동안 512승 16무 432패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평소 “한국시리즈 우승은 내 야구 인생의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우승을) 보여 주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두산은 시즌 초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김 감독은 4월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하며 역대 8번째로 감독 500승 고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5월 들어 선발진이 무너진 데다 타선까지 부진에 빠지며 7위까지 추락했다. 두산 관계자는 “김 감독은 5월 초 LG와 롯데에 무기력한 경기를 한 뒤 사퇴 의사를 보였지만 구단에서 만류했다. 하지만 12일 재차 사퇴 의사를 밝혀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은 어느 때보다 구단의 지원이 좋았고 준비도 많이 했지만 제대로 풀리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몸담았던 두산은 나에게 진정한 고향이었다. 두산 선수와 팬과 함께한 것만으로 행운이자 축복이었다”고 회상했다.

두산 구단은 김광수 수석코치(52)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김 대행은 1993년부터 OB에서 수비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5년부터 수석코치를 맡았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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