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위 질주 포항 아직은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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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3일 07시 00분


황선홍 감독 욕구불만 왜?

대부분 팀들 포항 만나면 수비 강화
밀집수비 깨뜨릴 세밀한 축구해야
용병 3총사 분발·수비 안정 채찍질

포항 황선홍 감독은 리그 초반 순항을 달리고 있는데도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포항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약 팀의 밀집수비도 시원하게 깨뜨릴 수 있는 세밀하고 스피디한 축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포항 황선홍 감독은 리그 초반 순항을 달리고 있는데도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포항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약 팀의 밀집수비도 시원하게 깨뜨릴 수 있는 세밀하고 스피디한 축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43) 감독이 배가 단단히 고픈 모양이다.

포항은 정규리그 5라운드 3승2무로 대전에 이어 2위다. 컵 대회에서도 2연승으로 조 1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7경기 5승2무로 패가 없다. 12골을 넣고 3골을 내줬다. 그러나 황 감독은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인터뷰에서 좀처럼 만족한다는 말을 들을 수 없다. “공격진이 더 살아나야 한다” “이제 초반일 뿐이다” “경거망동하지 않겠다” 등 조심스런 답변 일색이다.

○좀 더 빠르고 세밀해져라

이유가 있다. 황 감독은 한층 높은 수준의 축구를 꿈꾼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밀집수비마저도 깨뜨릴 수 있는 스피디하고 세밀한 축구를 추구하고 있다.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게 수비 위주로 나오는 팀의 골문을 여는 것이다. 상대가 안정된 선 수비 후 카운트 어택 전술로 나오면 뻔히 알면서도 뚫는 게 쉽지 않다. 자연히 골은 안 나고 경기는 지루해진다. 득점 없이 공만 왔다갔다 하기 일쑤다.

포항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일부 상위 팀을 제외하면 대부분 팀들은 포항과 만나면 수비를 두텁게 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팀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황 감독이 부산 사령탑을 맡았을 때도 포항을 만나면 비슷한 전술을 구사했다.

황 감독은 좀 더 빠르고 세밀한 패스를 구사하면 넘어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스페인 축구가 좋은 예다. “페널티 박스 근처에 상대 수비수들이 많이 몰려 있는 가운데서도 골 찬스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작년 남아공월드컵 예선 때 한국은 밀집수비의 북한을 만나 매번 고전했다. 그러나 스페인이 북한을 만났을 때도 비슷했을까. 아니다. 한 번 두 번 뚫리기 시작하면 밀집수비는 허물어지게 돼 있다.”

○최전방과 수비진 안정 필요

외국인 3총사의 분발이 요구된다. 아사모아와 모따, 슈바 등 포항이 보유한 외국인 선수 모두 개개인 능력은 뛰어나다. 그러나 셋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 특히 슈바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다가 회복된 지 얼마 안 돼 외국인 선수끼리 발을 맞춰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주축 수비수 김형일이 부상에서 회복해 이제 겨우 1경기를 뛰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의 고군분투로 7경기 3실점이라는 준수한 실점을 자랑하고 있지만 장기 레이스를 치르려면 이걸로는 한계가 있다.

황 감독은 신바람 나는 공격축구를 위해서는 수비 자체의 안정이 필요하다 판단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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