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파괴자…멀티맨 곽희주 떴다

■ 개막전 서울 완파 수원의 ‘숨은 힘’

AFC챔스리그 최전방 킬러로 교체 맹활약
서울전 수비형 MF 뛰어…상대 공격 봉쇄
전포지션 전천후 출격채비…주전자리 OK!

수원 곽희주. 스포츠동아DB

수원 삼성 수비수 곽희주는 2011시즌에 열린 2경기에서 각기 다른 포지션에서 뛰었다.

2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후반 교체로 나서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다. 6일 FC서울과의 K리그 개막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극과 극의 포지션이었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됐다. 포지션 파괴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용병 ‘F4’를 보유한 서울과의 경기에서 수원이 완승을 거두는데 곽희주의 보이는 않는 힘이 컸다.

곽희주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최종 수비라인을 오가며 서울의 공격을 봉쇄했다. 상대가 투 톱으로 나오면 수비라인에 가세했고, 원 톱으로 공격을 하면 전진해서 미드필드에서 힘을 보탰다.

윤성효 감독은 “상대의 공격 스타일에 맞춰 희주를 준비시켰는데 상황에 맞춰 너무 잘해줬다. 그 덕분에 수비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져 무실점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곽희주는 수원에 몇 안 되는 멀티 플레이어다. 오른쪽 풀백과 중앙 수비수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드까지 전천후로 활약하고 있다.

AFC챔스리그에서는 공격수를 자원하기도 했다. 용병들이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해 스트라이커 자원이 부족하자 윤 감독에게 공격수로 뛸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경기에 나서 몸싸움을 하면서 공중볼을 따냈고, 수비수를 등지고 있다가 돌아나가는 플레이 등 여느 공격수들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윤 감독은 곽희주를 다시 공격수로는 변신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부상을 입었던 공격수들이 하나둘씩 복귀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굳이 곽희주를 다시 공격 라인에 넣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필요한 포지션이 발생하면 언제든 곽희주를 호출할 계획이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곽희주는 주전 수비수 경쟁에서 밀려 벤치에 앉는 듯 했다. 주전 중앙수비수 자리를 황재원과 용병 마토에게 내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곽희주의 멀티 능력을 잘 알고 있는 윤 감독은 새로운 임무를 부여했다. 그가 서는 위치에 따라 팀의 수비 전술이 다양하게 바뀌었다.

윤 감독은 “동계훈련 때부터 희주를 활용한 수비 전술을 준비해 왔고, 서울전에 처음으로 기용해봤다. 앞으로도 상대 전술과 경기의 중요도에 따라 희주를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