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그라운드 고르는 니퍼트…용병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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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7일 07시 00분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의 자체 청백전이 열린 6일 잠실구장. 6회가 끝나자 그라운드에 더스틴 니퍼트(30·사진)가 나타났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투수가 들고 있어야 할 글러브나 공이 없었다. 대신 선수들이 신는 스파이크로 인해 울퉁불퉁해진 흙을 고르는 도구가 떡 하니 들려있었다.

그는 이닝이 종료되자 도구를 든 채 긴 다리로 성큼성큼 그라운드로 뛰어나갔고, 얼굴에 미소를 함빡 머금고 열심히 땅을 골랐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새 용병이 그라운드를 정리하자, 이날 구장을 찾은 두산 팬들의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김경문 감독도 니퍼트의 깜짝 행동에 그만 너털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김 감독은 “니퍼트는 인사할 때도 모자를 벗고 90도로 한다. 언제 배웠는지 ‘안녕하십니까’라는 한국말도 또박또박 한다”며 웃었다.

이처럼 니퍼트는 낯선 한국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이다. 한국의 매운 음식도 가리지 않고, 외국인에게 곤혹스럽다는 젓가락질도 열심히 연마중이다. 캠프에서는 선수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보통 용병들은 꺼리는 온천욕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용병이라도 한국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는 힘든 법. 그런 의미에서 니퍼트의 ‘한국리그 정복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순항중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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