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과 24시간 동고동락 외박때도 함께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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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8일 07시 00분


■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통역·매니저 김·현·도 씨

여자배구 흥국생명 사무국장을 지낸 김현도 씨는 현재 대한항공 특급 용병 에반과 동고동락하는 단짝이다.  스포츠동아DB
여자배구 흥국생명 사무국장을 지낸 김현도 씨는 현재 대한항공 특급 용병 에반과 동고동락하는 단짝이다. 스포츠동아DB
대한항공 배구단에서 외국인 선수 통역 겸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김현도(37) 씨는 에반 페이텍(27)과 영혼의 짝이다.

작년 10월 에반의 입단시기에 맞춰 입사한 뒤 24시간 동고동락 체제다.

시즌 중 합숙은 기본. 선수들이 외박을 받으면 그는 에반을 데리고 이태원 등을 돌아다니며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한국 문화를 알려준다.

아직 결혼을 안 했기에 망정이지 가정이 있었다면 꼼짝 없이 이혼 감이다.

그런데도 힘든 줄 모른다. 팀은 1위로 승승장구하고 있고 에반도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에는 에반만 많이 응원했어요. 에반이 잘 하면 즐겁고 못 하면 어떻게 위로해줄까 고민했죠. 그런데 이제는 국내 선수들과도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됐어요. 대한항공 승패에 따라 제 기분이 결정되죠. 요즘이요? 당연히 늘 유쾌하죠.”

그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브라질 국적을 갖고 있고 미국에서도 살았다. 포르투갈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프로축구 에이전시를 하다가 여자부 흥국생명 사무국장으로 4년 간 일했다. 사무국장 재임시절 흥국생명은 전성기를 달렸다.

작년 퇴직한 뒤 대한항공으로 왔다. 같은 인천을 연고로 하며 친분을 쌓은 대한항공 권혁삼 사무국장의 권유를 받았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구단 사무국장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격하된 셈이다. 그러나 개의치 않았다. “남들의 시선이 뭐가 중요한가요. 사무국에서 일하다가 현장에 오니 생동감이 넘칩니다. 그리고 미처 몰랐던 현장의 여러 애환도 몸소 느끼고 있어요.”

그는 통역이라는 본연의 임무 외에 음료수를 건네거나 공을 챙기는 등 허드렛일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권 국장은 “단순히 통역 업무만 시키려고 저런 재원을 데려왔겠나. 외국인 선수 관리 전반에 걸쳐 팀에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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