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쾅!…김광현 엄청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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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8일 07시 00분


“슬로 스타터는 잊어버려라”
예년보다 일찍 컨디션 업
시즌 초부터 제1선발 유력

4개월 만의 첫 실전 등판. 비록 한 타자만 상대했지만, SK 에이스 김광현의 페이스가 예년보다 좋은 건 확실하다. SK로서는 무척 희망적인 소식.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4개월 만의 첫 실전 등판. 비록 한 타자만 상대했지만, SK 에이스 김광현의 페이스가 예년보다 좋은 건 확실하다. SK로서는 무척 희망적인 소식.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한화 류현진(24)은‘애늙은이’다. 류현진의 나이답지 않은 영리함은 볼 배합뿐 아니라 표정에서도 드러난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기분은 어떤지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애매모호, 느물느물하다.

반면 SK 김광현(23)은 솔직담백하다. 심리 상태가 바로 얼굴에 써있다. 언변도 직설적이고, 재치가 있다.‘아웃이면 된다’는 류현진의 패턴과 달리 삼진이나 스피드 욕심도 확고하다.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이 이런 부분을 고치길 바라지만 천성이기에 어쩔 수 없다. 여기서 팬의 열광을 끌어내는 스타성도 존재한다.

이런 김광현이 2011년 SK의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무척 밝았다. 의도적으로 “밝게 보이자는 노력도 있다”고 했지만 ‘좋으니까 좋은’ 김광현의 캐릭터를 감안하면 시즌 준비가 순조롭다는 정황증거다. 실제 김광현은 김 감독이 지켜보는 앞 구시카와구장에서 수차례 실시된 불펜 피칭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김 감독은 26일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평가전에 김광현을 투입했다. 당초 예정된 1이닝보다 짧은 1타자만 상대하고 교체했는데 삼성 좌타자 박한이를 5구만에 삼진 처리했다. 주무기 직구와 슬라이더를 구사했고, 직구 스피드는 146km까지 찍혔다.

김광현은 강판 직후 “어때요?”라고 되레 SK 관계자들에게 구위를 물어봤다.‘역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들려주자 “올해 일 내겠네?”라고 농담 섞어 응수했다. “짧게 던져서 잘 모르겠지만 예년 이맘 때 직구 구속이 130km대 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우회적인 만족감을 표시했다.

실제 김광현은 2010년에는 팔꿈치 재활에 소진했고, 2009년은 WBC 참가로 페이스를 잃었다. 2008년은 그저 그랬고, 첫해 2007년은 김 감독이 “원하는 대로 해보라”고 아예 방임했다.

김 감독은 김광현을 두고 “슬로 스타터”라고 단정한다. 날씨가 더워지고 시즌이 무르익으면서 힘을 내는 스타일이라고 본다. 그래서 4∼5월에는 김광현을 제1선발이 아니라 제3선발처럼 써서 상대적으로 약한 투수와의 매치업을 유도하는 ‘배려’를 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용병 선발들이 확실치 못한 시점에서 김광현은 제1선발 유력옵션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김광현의 예상보다 빠른 실전 가동에서 SK의 간절함이 읽힌다. 지난해 10월19일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4개월만의 첫 실전에서 일단 희망을 뿌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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