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0cm의 ‘무중력 덩크’ 올스타 덩크 콘테스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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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덩크 콘테스트 27년 역사 보면

미국 프로농구 올스타 축제에 슬램덩크 콘테스트가 도입된 해는 1984년이다. 3점슛은 2년 후인 1986년. 이후 슬램덩크 콘테스트는 동부와 서부 콘퍼런스의 승자를 가리는 올스타전보다 훨씬 더 주목을 받았다. 선수단 파업 등 두 차례를 제외하고 그동안 슬램덩크 콘테스트는 갖가지 진기명기를 연출해 세계 농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1986년에는 170cm의 단신 가드 스퍼드 웹(애틀랜타)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슬램덩크 왕에 올라 팬들을 놀라게 했다. 1m 이상의 점프력을 과시했던 웹은 슬램덩크 사상 최단신이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 3차례 덩크왕에 등극한 네이트 로빈슨(뉴욕)도 단신에 속하지만 웹보다 5cm가 큰 175cm다.

1985년 도미니크 윌킨스(애틀랜타)와 마이클 조든(시카고)의 덩크 경쟁은 역대 최고의 경연으로 꼽힌다. 풍차 돌리기 덩크로 유명했던 윌킨스는 1985년, 1990년 두 차례 덩크 1인자에 올랐다. 윌킨스에게 아깝게 졌던 조든은 1987년과 1988년 덩크왕에 올라 1985년의 패배를 설욕했다. 1988년 조든은 프리스로 선상에서 날아올라 허공을 걷는 듯한 ‘에어워크 덩크’로 역시 당대 최고의 선수임을 확인시켰다. 아직도 이 플레이는 스포츠 음료 선전 화면으로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 밖에 2000년 빈스 카터(토론토)는 공중에서 가랑이 사이로 볼을 빼 덩크슛을 성공시키는 환상의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요즘 슬램덩크 콘테스트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기술보다는 단순히 점프에 의존한 단신 로빈슨이 3차례 덩크왕에 오른 데서 드러난다.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지 않아서다. 역대로 올스타 덩크왕에 오른 선수들은 센터를 빼고 거의 현역 최고의 선수이다.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는 2년차였던 1997년에 덩크왕을 차지했다.

팬들이 덩크 콘테스트에 나오길 바라는 첫 번째 선수는 마이애미의 르브론 제임스다. 203cm의 키에 파워 넘치는 점프, 오랜 체공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덩크는 전성기의 조든과 윌킨스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그는 부상 등의 이유로 출전을 사양하고 있다.

올해는 그나마 루키 블레이크 그리핀(LA 클리퍼스)의 등장으로 팬들의 갈증을 덜어줬다. 올 정규시즌에서 120차례 이상의 덩크슛을 터뜨린 그리핀은 208cm의 장신에 유연한 몸놀림과 고무공 같은 탄력으로 덩크에 관한 한 제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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