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겨울아시아경기 나도야 간다]‘한국팀 1호’ 5남매의 유쾌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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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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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오리엔티어링

한국인 최초의 스키오리엔티어링 선수단이 30일 개막하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장광민, 김자연, 이하나, 홍병식 코치, 손윤선, 최슬비(왼쪽부터) 등 스키 오리엔티어링 대표팀이 7일 출국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국인 최초의 스키오리엔티어링 선수단이 30일 개막하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장광민, 김자연, 이하나, 홍병식 코치, 손윤선, 최슬비(왼쪽부터) 등 스키 오리엔티어링 대표팀이 7일 출국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첫눈, 첫 키스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최초’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30일 개막하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인 처음으로 스키 오리엔티어링에 출전하는 5명의 대표선수(장광민 김자연 손윤선 최슬비 이하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스키 오리엔티어링은 눈으로 뒤덮인 산악지대에서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체크포인트를 지나 골인 지점으로 돌아오는 기록경기다. 지도 찾기 경기인 오리엔티어링의 설상 버전인 셈이다. 오리엔티어링은 ‘미지의 지형을 통과한다’는 의미의 군사용어로 1897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스포츠로 시작됐다. 현재는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70개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스키 오리엔티어링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도보로 진행되는 풋 오리엔티어링과 자전거를 이용한 MTB 오리엔티어링 대회가 간간이 열릴 뿐이다. 대한오리엔티어링연맹은 스키 오리엔티어링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자 고심 끝에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선수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연맹은 체력과 롤러스키, 오리엔티어링 능력 등을 중심으로 3차에 걸친 시험을 통해 대표선수 5명을 선발했다.

7일 서울 송파구 송파동의 대표팀 연습실 겸 장비 보관소에서 만난 선수들은 출국 준비로 분주했다. 체력 훈련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은 공간이었지만 선수들의 얼굴엔 첫 출전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스키 선수 경험이 없는 오리엔티어링 출신 손윤선(29)은 “스피드가 빠른 스키 오리엔티어링은 한 번의 판단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스키 대회 경험은 없지만 오리엔티어링 실전 경험에서 얻은 판단력으로 대표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제대로 된 훈련장도 없어 경기 가평군 대성리 학생교육원, 경기 하남시 미사리 주차장 등지를 떠돌며 하계용 롤러스키를 타고 연습했다. 설상에서의 실전 훈련 한 번 없이 실전에 나서게 된 셈이다.

비록 ‘맨땅에 헤딩’에 가까운 무모한 도전이지만 이날 출국을 앞둔 이들의 얼굴에선 생기가 넘쳤다. 한국 최초를 향한 순수한 열정 앞에 열악한 환경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장광민(22)은 “훈련 지원 인력이 전혀 없어 팀원들이 포인트마크(체크포인트)를 직접 심어야 했다.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최초의 순간을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인 최초의 스키 오리엔티어링 선수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보였다.

카자흐스탄의 고산 지형과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대표팀은 본진에 앞서 일찌감치 출국했다. 김건철 감독은 “스키 오리엔티어링 전문 선수와 코치로 무장한 카자흐스탄만 제외하면 한번 해볼 만하다.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8개 세부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에 나선다. 한국 겨울스포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이들의 도전은 31일 알마티에서 시작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종민 인턴기자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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