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48·사진) 신임 감독은 어떤 대우를 받게 될까. 삼성 구단은 5일 취임식 전까지는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감독의 계약기간과 연봉은 사령탑 선임 전에 결정된다. 그러나 계약기간을 4년이나 남긴 선동열 전 감독을 전격적으로 해임하느라 새 사령탑 임명절차 역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생략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 때문에 삼성은 이례적으로 신임 감독의 계약조건을 ‘추후 발표’로 미뤘다.
‘국보급 투수’였던 전임 선동열 감독에 대해 삼성은 이름값에 걸맞는 ‘최상급’대우로 체면과 실리를 모두 충족시켜줬다. 2005년 첫 5년 계약 때 이미 계약금 5억원, 연봉 2억원의 당시 최고 몸값을 보장했고, 2009시즌 후 2번째 5년 계약 때도 계약금 8억원, 연봉 3억8000만원 등 총액 27억원의 돈다발을 안겼다. 특히 계약기간 5년은 지금도 ‘파격’으로 간주된다. 김응룡 전 삼성 사장이 2001년 해태에서 삼성으로 옮기면서 맺은 5년 계약이 첫 사례였고, 이후로는 선 감독과 지난해 LG 지휘봉을 잡은 박종훈 감독 등 2명 뿐이다.
그렇다면 류 신임 감독의 계약기간과 연봉은 어디쯤 놓이게 될까. 이와 관련해 삼성 구단의 고위관계자는 3일 “아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초보 감독 아니냐. 기간과 연봉 모두 상식과 대세에 따르면 된다”고 밝혔다. 또 “선동열 감독 같은 대우는 힘들다. 대신 성적을 내면 그 후에 합당한 대우를 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식’과 ‘대세’의 정체를 유추해볼 수 있는 가장 최근의 사례는 제리 로이스터의 뒤를 이은 롯데 양승호 감독이다. 양 감독은 롯데와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에 3년간 계약했다. 양 감독 이전이었던 LG 박 감독도 계약기간만 5년일 뿐 계약금과 연봉은 2억원씩이었다.
아울러 ‘추후 합당한 대우’를 언급한 속내를 짐작할 수 있는 전례도 있다. 선동열 전 감독은 2005∼2006년 한국시리즈 연속 우승 후 2007년부터 75%나 껑충 뛴 3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돈에 인색하지 않은 삼성이기에 가능했던 ‘계약기간 중 연봉 인상’이었다.
여러 면에서 선동열 전 감독이 처음 사령탑으로 데뷔하던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달라진 만큼 류중일 신임 감독에게는 일단 일반적 수준의 계약을 제시한 뒤 성과에 따른 보상을 약속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