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지동원 벼락골, 벌떡 일어선 조광래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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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와 평가전 승리, 교체 출전 손흥민 등신예 공격라인 합격점

내년 1월 7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나서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슬로건은 ‘왕의 귀환, 아시아의 자존심!’이다. 아시아의 축구 맹주로 군림해왔지만 아시안컵에선 1956년 첫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를 연속 우승한 이후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악연을 이번에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3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 한국은 후반 37분 터진 19세 신예 지동원(전남·사진)의 결승골로 시리아를 1-0으로 꺾으며 대회 출전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경기의 관심은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빠진 공격의 핵 박주영(모나코)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였다. 조광래 감독이 여러 조합으로 테스트한 공격 라인은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였다.

조 감독의 예고대로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처진 스트라이커 겸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고 최전방에는 196cm의 장신 김신욱(울산)이 섰다. 박지성 좌우에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이청용(볼턴).

시리아는 한국이 2승 2무 1패로 역대 전적에선 앞서지만 최근 두 경기에선 무승부에 그쳤던 상대로 초반엔 공격적으로 나온 시리아에 고전했다. 전반 11분경에는 수비가 뚫리면서 위험한 순간을 맞았지만 기성용(셀틱)이 마지막 순간 공을 걷어내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이후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경기 운영에선 안정을 찾았지만 패스 실수가 자주 나오면서 공격수들의 날카로운 슈팅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김신욱은 움직임이 둔했고 박지성도 상대 집중 견제 속에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하면서 꺼낸 교체 카드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스피드와 볼 센스가 좋은 지동원이 김신욱의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대신했고 18세 신예 손흥민(함부르크)이 김보경 대신 왼쪽에 섰다. 손흥민은 이 출전으로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경기 출전 4위 기록(18세 175일)을 세웠다. 김판근(17세 244일), 김봉수(18세 7일), 고종수(18세 80일)에 이어 네 번째에 해당한다. 손흥민은 후반 7분 왼발 중거리 슛으로 첫 슈팅을 날리는 등 가능성을 보였다.

0-0으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를 바꾼 것은 후반 37분 지동원이었다. 역시 후반 교체 투입된 구자철(제주)과 유병수(인천)가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진해 지동원에게 볼을 연결했고 지동원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한 명 따돌린 뒤 날린 왼발 슛이 골대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한국은 4일 카타르의 프로 클럽팀 알자지라와 연습경기로 마지막 조율을 한 뒤 6일 카타르 아부다비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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