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 최나연, 2관왕 피날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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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상금왕 이어 최저타수 ‘베어트로피’까지…

언니들이 열어준 길을 쫓아갔다. 어느새 그의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최나연(23·SK텔레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이정표를 세웠다. 상금왕을 확정지은 데 이어 시즌 최저타수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에도 입을 맞췄다. 이 두 상을 동시에 거머쥔 것은 한국 선수 가운데 그가 처음이다.

6일 미국 올랜도의 그랜드 사이프레스 골프장(파72)에서 끝난 LPGA 투어챔피언십. 최나연은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여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이로써 최나연은 올 시즌 평균 69.87타를 기록해 69.95타의 크리스티 커(미국)를 0.08타 차로 제치고 최저타수상을 받았다.

한국 선수가 베어트로피를 안은 것은 2003년 박세리, 2004년 박지은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 최나연과 동갑내기 라이벌 신지애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 상금왕을 차지했지만 베어트로피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내줬다.

경기 후 존경하는 박세리 선배와 포옹을 한 최나연은 “한때 LPGA에 서는 것만으로 가슴이 떨렸다. 선배들을 바라보며 열심히 달렸는데 이런 영광을 누리게 됐다. 최저타수상을 가장 받고 싶었다”며 기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커와 3타 차 이상만 뒤지지 않으면 수상이 확정됐던 그는 “상대 점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더 잘 쳐서 해냈기에 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커는 오히려 1타를 잃었다.

7일 금의환향하는 최나연은 “골프백 없이 비행기 타보는 게 소원이다. 마음 편히 여행 한 번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쉴 틈은 없어 보인다. 귀국 다음 날부터 소속사 SK텔레콤 자선 바자회, 팬 미팅, 수입차 랜드로버 계약식, 한국여자프로골프 시상식 등 빡빡한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다.

우승 트로피는 엄마 골퍼 마리아 요르트(스웨덴·5언더파)에게 돌아갔다. 사흘 연속 선두를 달렸던 양희영은 1타 차 준우승.

이 대회로 끝을 맺은 올 시즌 코리아 군단은 최나연이 2승을 올린 것을 포함해 10승을 합작했다. 올해의 선수상은 청야니(대만)가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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