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배려의 리더십… FC서울 10년만에 정상 이끌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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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서울 찬가’… 빙가다가 해냈다

세계적인 명장 셰놀 귀네슈 감독도 해내지 못했다. 박주영(AS 모나코),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도 문턱에만 왔다 갔다. 프로축구 FC 서울의 우승 좌절 스토리다.

그 징크스가 드디어 깨졌다. 2000년대 최고 명문으로 항상 이름을 올렸지만 전신인 안양 LG 시절이던 2000년 이후 우승컵을 들지 못했던 서울이 제주를 꺾고 명문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

우승의 주역은 포르투갈 출신의 넬로 빙가다 감독. 사실 그는 올 시즌 부임 당시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전임 귀네슈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 공백을 어떻게 채울지 의문 부호가 달렸다. 하지만 그는 귀네슈 감독과 차별화된 카리스마로 그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이 그 핵심이다. 정조국(서울)은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적이고 또 인간적인 감독님”이라며 “칭찬과 배려 두 가지로 선수단에 믿음을 심어 줬다”고 했다.

서울의 2% 부족한 부분이 수비에 있다고 진단한 빙가다 감독은 탄탄한 수비진을 구축해 시즌 내내 기복 없는 경기력을 유지했다. 맞춤형 전략과 귀신같은 용병술도 ‘여우 빙가다’란 별명을 안겨 줬다.

특급 공격수 데얀이 중심이 된 막강 화력도 우승 원동력 가운데 하나. 챔피언결정전 직전 본보 설문조사에서 프로축구 8개 구단 감독 가운데 7명은 서울의 최대 강점으로 공격력을 꼽았다. 서울의 올 시즌 정규리그 58골은 역대 최다 득점.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서울은 올 시즌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평균 3만 관중의 신화를 썼다. 정규리그 18경기에 48만9638명이 경기장을 찾았고 챔피언결정전 2차전까지 홈 18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부임 초부터 우승 자신감”

▽FC 서울 넬로 빙가다 감독=오늘은 일단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제주도 잘했지만 1, 2차전을 종합하면 올 시즌엔 서울이 우승하는 게 맞다. 페널티킥 상황은 다시 봐야겠지만 심판 판정에 따라야 하는 게 축구다.

우리 선수들과 1년 전 이곳에서 처음 만났을 때 얼굴을 보면서 우승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꿈이 현실이 돼 감격스럽다.

“전반 페널티킥 판정 아쉬워”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올 한 해 행복했다. 시즌을 앞두고 바람같이 빠른 축구, 돌과 같은 조직력을 원했는데 선수들이 잘해냈다.

경기 결과엔 승복하지만 전반 페널티킥 판정은 아쉽다. 전반 끝나고 비디오를 봤는데 전혀 페널티킥 상황이 아니었다. 심판도 그 실수를 통해 배우고 발전하길 바란다. 골키퍼 김호준은 오늘도 그렇고 시즌 내내 정말 잘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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