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도 ‘심판 장난’에 울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1월 27일 07시 00분


중국전 심판 편파판정 6점차 은메달

“‘중국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유재학 감독의 한마디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 여자농구에 이어 남자농구도 끝내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금메달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남자 농구대표팀은 26일 광저우 인터내셔널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만리장성을 넘지 못하고 71-77로 무릎을꿇었다.

하루 전 열린 중국과의 결승전 종료 9초전, 이미선의 스틸이 파울 판정을 받아 동점찬스를 ‘의도된 오심’ 탓에 날려 분루를 삼켰던 여자 대표팀의 악몽이 또 한번 되풀이됐다. 아르헨티나 국적의 주심 등 비아시아권 심판 3명이 나섰지만 고비마다 중국에 유리한 판정을 내리며 한국 벤치를 분통 터지게 했다.

4쿼터 초반 정상적인 플레이가 오펜스 파울 판정을 받자 ‘코트의 신사’로 불리는 김주성이 흥분하고 유재학 감독이 수차례 화를 낼 정도로, 어느 정도 각오했지만 편파판정은 ‘상상 이상’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초반 게임이 풀리지않자 1쿼터 5분께부터 압박 수비를 펼치며 상대 벤치를 교란시켰다. 1쿼터를 21-27, 6점 뒤진 채 끝낸 한국은 2쿼터 들어 투입된 이승준이 3점슛 2개를 성공시키고 대인방어가 효과를 보며 전반 종료 5분전 37-31로 전세를 뒤집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 센터 왕즈즈(212cm)에게 연속 골밑슛을 내주며 이내분위기를 넘겨줬고 37-43, 6점 뒤진채 맞은 후반전에서도 줄곧 끌려 다니고 말았다.

한때 두자릿수 이상 뒤졌던 한국은 막판 집중력으로 종료 2분4초를 남기고 71-74, 3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양동근의 레이업슛이 링을 벗어나고 상대 속공으로 쐐기 점수를 허용하며 승부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선수들은 오히려 8강, 4강전보다 더 잘 해줬다”며패배 속에서도 선수들을 칭찬하던 유 감독은 아쉬운 점을 묻자 “중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게임을 했더라면 하는 마음이 있다”는 말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8년 만에 정상 도전에 나섰던 대표팀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광저우(중국)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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