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명궁’ 전인수, 대만에 기술 수출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19일 07시 00분


코멘트

부인 쉬웬링 이어 대만양궁 사령탑
“아직 한국과 실력차…최선 다할 것”

베이징올림픽 남자팀 코치였던 전인수 감독은 광저우에 대만 양궁대표팀 총사령탑으로 참가했다.
베이징올림픽 남자팀 코치였던 전인수 감독은 광저우에 대만 양궁대표팀 총사령탑으로 참가했다.
불과 2년 만에 유니폼에 새겨진 국기는 달라졌다. 누군가는 한국인 지도자들의 해외진출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선전은 분명 한국양궁의 또다른 성과다.

18일 양궁대표팀이 훈련을 하던 아오티양궁장. 인도(이왕우), 말레이시아(이재형) 대표팀의 감독은 모두 한국인이었다. 그 중에서는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대만양궁대표팀 전인수(45) 총감독이었다. 전 감독은 1988서울올림픽 남자단체전 금메달리스트로, 1985년과 1991년 세계양궁선수권 남자단체전 우승의 주역이다. 2008년에는 남자대표팀 코치로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을 조련했다.

그리고 2009년 6월. 그는 대만대표팀의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월에는 쉬웬링(許文玲·40) 전(前) 대만양궁대표팀 총 감독과 결혼하며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부부가 대만의 전·후임 사령탑인 셈이다.

대만에서 전 감독에게 거는 기대만큼 부담도 큰 것도 사실. 전 감독은 “아직 한국에는 실력이 많이 못 미친다. 한국과 대만 모두 베스트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훈련이 끝난 뒤. 전 감독은 핸드폰에 저장돼 있는 아기 사진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늦장가를 가서 얻은 아기 얼굴만 보면, 아시안게임에 대한 스트레스도 흩어져 버린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전 감독과 호흡을 맞춘 남자대표팀 이창환(두산중공업)은 “이제 다른 팀이지만, 어색함은 전혀 없다.

도리어 거기서 장가도 가시고, 2세까지 보셨으니 너무 잘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양궁이 새긴 유산을 가지고, 전 감독은 그렇게 대만에서 제2의 인생을 열었다. 대만양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저우(중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