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만에 유니폼에 새겨진 국기는 달라졌다. 누군가는 한국인 지도자들의 해외진출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선전은 분명 한국양궁의 또다른 성과다.
18일 양궁대표팀이 훈련을 하던 아오티양궁장. 인도(이왕우), 말레이시아(이재형) 대표팀의 감독은 모두 한국인이었다. 그 중에서는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대만양궁대표팀 전인수(45) 총감독이었다. 전 감독은 1988서울올림픽 남자단체전 금메달리스트로, 1985년과 1991년 세계양궁선수권 남자단체전 우승의 주역이다. 2008년에는 남자대표팀 코치로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을 조련했다.
그리고 2009년 6월. 그는 대만대표팀의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월에는 쉬웬링(許文玲·40) 전(前) 대만양궁대표팀 총 감독과 결혼하며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부부가 대만의 전·후임 사령탑인 셈이다.
대만에서 전 감독에게 거는 기대만큼 부담도 큰 것도 사실. 전 감독은 “아직 한국에는 실력이 많이 못 미친다. 한국과 대만 모두 베스트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훈련이 끝난 뒤. 전 감독은 핸드폰에 저장돼 있는 아기 사진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늦장가를 가서 얻은 아기 얼굴만 보면, 아시안게임에 대한 스트레스도 흩어져 버린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전 감독과 호흡을 맞춘 남자대표팀 이창환(두산중공업)은 “이제 다른 팀이지만, 어색함은 전혀 없다.
도리어 거기서 장가도 가시고, 2세까지 보셨으니 너무 잘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양궁이 새긴 유산을 가지고, 전 감독은 그렇게 대만에서 제2의 인생을 열었다. 대만양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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