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드래프트 신인 자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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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7시 00분


성남 1순위 선수 이적료 등 문제 산적
연맹, 사전 확인않고 “해결됐다” 발뺌

2011 시즌을 앞두고 K리그 프로축구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신인선수 지명순서는 전년도 팀 성적과 관계없이 전 구단이 동일한 조건에서 추첨으로 정해졌다.
2011 시즌을 앞두고 K리그 프로축구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신인선수 지명순서는 전년도 팀 성적과 관계없이 전 구단이 동일한 조건에서 추첨으로 정해졌다.
프로축구연맹의 신인 드래프트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

성남 일화가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한 선수의 이적료를 내야 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성남은 9일 드래프트에서 K라는 선수를 1라운드 1순위로 지명했다.

K는 작년 9월, 우크라이나 1부 리그 메탈루흐사파로사에 5년 계약으로 입단했다. 초반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주전급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올 초 개인사정을 이유로 현지 고려인 3세의 도움을 받아 구단에 통보하지도 않은 채 비밀리에 귀국했다. 엄연한 무단이탈이었다. 메탈루흐사파로사에서는 난리가 났다. 최종적으로 올 9월까지 복귀를 설득했지만 K가 결국 거부했다.

이 때 에이전트 모 씨가 K에게 은밀히 접근 했다. K리그 입단의 길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하고는 메탈루흐사파로사에 K의 대리인인 것처럼 위장해 구단과 K의 계약이 종료됐다는 내용의 서류를 받아내 드래프트 신청을 했다. 메탈루흐사파로사에서는 뒤늦게 정식 대리인이 아닌 제3의 인물에게 서류를 발급해준 것을 알고는 노발대발했다.

현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구단에서 이적동의서를 발급해주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만일 데려가려면 이적료를 내라고 요구할 것이다”고 전했다.

K가 내년 K리그에서 뛰려면 2월 말까지 전 소속 팀의 이적동의서를 발급 받아 연맹에 내야 한다. 이게 없으면 선수등록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성남이 우크라이나 구단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적료를 내줄 리도 없다.

이런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 분쟁 조정위원회 심사를 받게 되는데 만일 무단이탈이 사실로 인정되고 정식 대리인이 아닌 이가 거짓말로 서류를 발급해 간 게 문제가 될 경우 성남이 패소할 수 있다.

K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고 성남도 닭 쫓던 개 신세가 된다. 연맹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 그런데 연맹은 계약종료 서류가 첨부돼 있다는 이유로 큰 문제 삼지 않고 드래프트 신청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구단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연맹의 허술한 드래프트 신청 체계가 만천하게 드러난 꼴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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