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구자철 2골 폭발 ‘캡틴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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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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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스포츠동아DB
구자철. 스포츠동아DB
전반21분 중거리포 이어 프리킥 성공
날카로운 패스…요르단 역습 차단도
구자철(21·제주)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장답게 팀을 위기에서 건졌다.

구자철은 10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2차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선제골 포함 2골을 책임지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1차전에서 북한에게 0-1로 패했던 충격 탓인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던 전반 21분 구자철은 김보경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전반 종료직전에는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감아 차 요르단의 골문을 다시 한번 열었다.

구자철이 한국 공격의 물꼬를 트자 다른 선수들도 살아나며 경기를 주도한 끝에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구자철은 제몫을 다했다. 공격에서는 득점 뿐 아니라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수들에게 볼을 연결했다.

수비에서는 요르단의 역습을 적절하게 차단하며 수비들의 짐을 덜어줬다. 구자철은 승부가 사실상 결정된 후반 31분 윤빛가람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구자철은 ‘영원한 주장’이라고 불렸던 홍명보 감독이 점찍은 주장이다. 홍 감독은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를 결정한 직후 “우리 팀의 주장은 구자철이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남다르고, 리더십도 갖췄다”고 극찬했다.

선수 개인을 잘 칭찬하지 않는 홍 감독은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서 그를 칭찬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뒤 A대표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구자철의 기를 살리려는 의도였다.

홍 감독의 이러한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구자철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날 믿어주시는 감독님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구자철은 공익근무 6개월 판정을 받아 다른 대표팀 동료들처럼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주어지는 병역 혜택이 절실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준 홍 감독과 금메달이 반드시 필요한 팀 동료들을 위해 몸을 던지고 있다.

북한전에서 옐로카드 1장을 받은 구자철은 이날 경고 1개를 더 받아 13일 팔레스타인전에 나서지 못한다. 크게 앞서던 상황에서 일부러 경고를 받은 듯 했다. 승패에 부담이 없는 팔레스타인전에서 경고누적으로 쉰 뒤 옐로카드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토너먼트에 임하겠다는 영리한 판단이 엿보였다.

구자철은 “오늘 승리로 첫 경기에 대한 부담을 떨쳤다. 감독님의 믿음과 선수들이 하나로 뭉친 덕에 이길 수 있었다. 북한전에서는 심리적인 부담도 컸고, 준비했던 게 잘 안 나왔을 뿐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며 정신무장을 새롭게 했다.광저우(중국)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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