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1코리아 그랑프리]“우리가 코리아 F1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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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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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쿠페 레이스, 1,2위 황진우-최명길

한국인 최초 F1 그랑프리 드라이버를 꿈꾸는 최명길(왼쪽)과 황진우가 24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포즈를 취했다. 어렸을 때부터 카레이싱에 빠져든 이들은 F1 출전을 목표로 두 손을 맞잡았다. 영암=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한국인 최초 F1 그랑프리 드라이버를 꿈꾸는 최명길(왼쪽)과 황진우가 24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포즈를 취했다. 어렸을 때부터 카레이싱에 빠져든 이들은 F1 출전을 목표로 두 손을 맞잡았다. 영암=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귓가를 때리는 굉음만으로도 그들은 설렜다. 외국에서만 들을 줄 알았던 소리. 꿈에 그리던 대형 자동차 경주장. 그곳에서 펼쳐지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 최고 무대를 달리는 최고 드라이버의 꿈도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22∼24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열린 한국 최초 F1 대회 코리아 그랑프리는 한국인 드라이버들에게도 희망을 줬다. F1 대회 기간에 함께 열린 ‘제네시스 쿠페 레이스’에 참가한 황진우(27·S-Oil)와 최명길(25·인디고)은 세계무대를 꿈꾸는 한국 드라이버다. 황진우는 드라이버 1세대인 아버지 황운기 씨를 따라 12세 때 카레이싱에 입문했다. 네덜란드 입양아 출신인 최명길은 5세 때 처음 타본 카트를 시작으로 카레이싱에 빠져들었다.

○ 한국인 최고 드라이버?

황진우와 최명길에게 레이싱은 곧 삶이다. 황진우는 카레이싱이 너무 좋아 중학교만 졸업하고 자동차에 매달렸다. 그는 스무 살이던 2003년 창원 F3 대회에 참가해 한국인 최초로 F3를 완주했다. 2008년에는 국가별 자동차 경주 대회인 A1 그랑프리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의 주위엔 지나친 관심과 무관심 모두가 있다. 그는 어려서 두각을 나타낸 탓에 주변의 기대와 시기를 견뎌야 했다. 하지만 밖에 나오면 변변한 후원을 못 받을 때가 많았다.

서울에서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네덜란드로 간 최명길은 11세 때 네덜란드 북부 주니어 카트 챔피언에 오르며 빠르게 성장했다. 그는 2006년 겨울 처음 한국 땅을 찾았고 2년 전부터는 한국에서 살며 국내 주요 무대에 나서고 있다. F1의 2부 리그 격인 GP2 드라이버 테스트에도 이미 합격했다.

○ 세계 최고 드라이버?

둘 모두 어려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들이 처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F1 드라이버가 나오려면 기업들의 충분한 후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모터스포츠 인기가 별로 없다 보니 기업들의 관심도 적다. 당연히 유럽처럼 어려서부터 카레이싱을 즐기는 인구도 적을 수밖에 없다. 제네시스 쿠페 레이스에 참가한 20명의 한국인 드라이버 중 전업 드라이버는 절반 이하다.

황진우는 “사람들은 김연아처럼 깜짝 스타만을 바라는 것 같다. 길게 내다본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종목이다. 투자가 이뤄지고 여건이 갖춰진다면 한국에서도 제바스티안 페텔처럼 슈퍼스타급 드라이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열악한 현실을 수년째 몸으로 느낀 그는 “내가 아니더라도 후배 중에는 꼭 F1 드라이버가 나올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명길은 “카레이싱을 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다. 5년 후 F1 드라이버가 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진우와 최명길은 제네시스 쿠페 레이스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KIC에서 열린 첫 공식 대회 시상식에 올랐다. 물론 그들은 더 높은 시상대를 원한다.

영암=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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