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90분… 박지성 공백 너무 컸나

  • 동아일보

日과 친선축구 수차례 기회 못살리고 0-0 조광래 감독 ‘포어 리베로’ 제 역할 못해

12일 열린 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 전반에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박주영(모나코·왼쪽)이 후반 13분 일본 수비수들 사이에 서 회심의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수비수가 이 공을 걷어내 아쉽게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12일 열린 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 전반에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박주영(모나코·왼쪽)이 후반 13분 일본 수비수들 사이에 서 회심의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수비수가 이 공을 걷어내 아쉽게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12일 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가 시작되기 전 한국 응원단석 쪽에 두 개의 대형 걸개그림이 등장했다. 하나는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 그림, 다른 하나에는 안중근 의사와 그의 손바닥이 그려져 있었다. 그만큼 한일전에 대한 축구팬들의 의미는 남달랐다. 관심과 중요성을 반영하듯 한일전을 보기 위해 6만25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일본에서도 138명의 취재진과 800여 명의 응원단이 모습을 보였다.

이번 한일전은 73번째 대결. 역대 전적은 72전 40승 20무 12패로 한국이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날 한국은 0-0으로 비기며 2007년 7월 아시안컵(0-0 무승부) 이후 5경기 무패 기록을 이어갔다.

패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내용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무릎 통증으로 벤치를 지킨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은 컸다. 빈 자리에는 윤빛가람(경남)이 나섰지만 박지성만큼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실제로도 그랬다. 90분 동안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중앙 미드필드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거나 빈자리를 파고드는 돌파력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조광래 감독이 이번 경기를 위해 내세운 ‘포어 리베로’ 시스템의 효용성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포어 리베로 역할을 맡은 조용형(알 라이안)은 경기 내내 일본의 혼다 게이스케(모스크바)를 밀착 수비하는 데 치중했다. 몇 차례 혼다를 놓치며 축구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 44분에는 혼다에게 슛을 허용해 골키퍼 정성룡(성남)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로 연결될 수도 있었다. 기대했던 공격에서도 이렇다할 시발점 역할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선발 출전해 전반을 소화한 신형민(포항)과 최성국(광주) 그리고 전반과 후반 30여 분간 오른쪽 윙백을 맡은 최효진(서울)의 활약은 뛰어났다. 최효진은 활발하게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공격의 물꼬를 트고, 탄탄한 수비력을 보이며 조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박주영(모나코)도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몇 차례 위력적인 슛을 날리며 공격수로서 이름값을 해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지성 빠져 미드필더 혼란”

▽조광래 한국 감독=일본과 아르헨티나의 친선경기(일본 1-0 승)를 보고 대비했다. 당시 아르헨티나가 못한 게 아니라 일본이 잘했다. 리오넬 메시가 일본 수비 조직력이 좋아 힘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박지성을 미드필더로 내려 준비를 했는데 박지성이 빠지는 바람에 혼란이 왔다. 수비수 조용형을 앞으로 내세운 것은 혼다 게이스케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서였다. 우리 수비라인은 좋았다. 내가 대표팀을 맡고 오늘까지 세 경기를 했는데 아직 내가 추구하는 빠른 축구, 생각하는 축구는 멀었다.

“잔디 탓 기술 축구 발휘 못해”

▽알베르토 차케로니 일본 감독
=며칠 전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처럼 친선경기같지 않은 격렬한 경기였다. 한국은 역시 체력과 근성이 강했다. 우리는 장점인 기술에 근본을 둔 경기를 하려고 했지만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한국은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했다. 그래서 일본이 주도권을 쥐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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