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 결승 희생타 “대구서 끝장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2일 03시 00분


삼성, 7-2 앞서다 동점 허용했으나 8-7 환호
두산과 PO 2승 2패 원점깵 내일 운명의 5차전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삼성은 8-7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말 2사 3루의 위기를 맞았다. 선동열 삼성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2차전 선발 투수였던 배영수. 1승 2패로 몰린 상황이라 지면 끝이었기에 선 감독은 경기 전 “엔트리에 오른 11명의 투수를 모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무리 그래도 5차전 선발 투수로 쓸 수 있는 배영수마저 투입할까 싶었다. 전격 출격한 배영수는 8회 최준석을 내야 땅볼로 처리한 데 이어 9회에도 안타 없이 세 타자를 잡으며 임무를 완수했다.

경기 초반 삼성은 두산의 결정적 실책에 편승해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두산 선수들은 피로 누적 탓인지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2회까지 안타 1개만을 허용하며 잘 버티던 두산 선발 투수 홍상삼은 3회 무사 1, 2루에서 김상수가 댄 번트를 잡아 3루로 던졌다. 타이밍상 선행 주자 아웃을 노려볼 만했지만 홍상삼의 손을 떠난 공은 3루수 키를 훌쩍 넘겨 버렸다.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다. 삼성은 4-2로 앞선 5회에도 두산 투수 김선우와 포수 양의지가 사인 미스로 패스트볼과 폭투를 남발하는 실수를 틈타 3점을 추가하며 앞서갔다.

두산에도 대역전의 기회는 있었다. 극적일 뻔했던 드라마의 주인공은 김현수였다. 2-7로 뒤진 채 7회말을 맞은 두산은 2사 후 연속 3안타로 1점을 추격했고 볼넷 1개를 얻어내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선 감독은 가장 믿는 불펜 투수 안지만을 마운드에 올렸다. 안지만이 몸을 푸는 사이 김경문 두산 감독은 김현수를 대타로 냈다. 전날까지 포스트시즌 타율 0.091에 플레이오프 5타수 무안타의 고장 난 타격 기계였다.

김현수는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3구째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맞혔다. 2타점 적시타. 이어 양의지, 이원석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한 두산은 7-7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동점을 허용한 삼성은 8회초 이영욱의 볼넷에 이어 김상수가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조동찬의 희생 번트로 이어진 1사 2, 3루에서 박한이는 왼쪽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케네디 스코어(8-7)의 결승점이 된 점수였다.

내일은 생각할 겨를 없이 온 힘을 쏟아 붓고 있는 삼성과 두산의 마지막 5차전은 13일 오후 6시 대구에서 벌어진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배영수 믿고 과감히 기용”

선동열 삼성 감독=오늘이 마지막이다 보니까 선수들이 타석에서 몸쪽 공도 피하지 않고 집중력 있게 잘해 줬다. 배영수는 5차전 선발 예정이었는데 오늘 지면 모레가 없기 때문에 8회 위기 상황에서 썼다. 안지만의 구위가 나쁘진 않았지만 배영수가 시즌 말부터 상당히 좋았고 오늘도 훌륭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5차전에는 차우찬을 선발로 낼 예정이다.

“홍상삼 조기 강판 아쉬워”

김경문 두산 감독=선발 홍상삼이 5회까지 던져 주길 바랐는데 번트 수비 미숙으로 일찍 내려온 게 아쉽다. 많은 점수를 주고도 끝까지 따라간 점은 칭찬하고 싶다. 포스트시즌 9경기를 하는 동안 정규 시즌 때 못 느꼈던 선수들의 좋은 점을 보게 돼 기쁘다. 최종 5차전에서는 원 없이 잘하고 끝내겠다. 선발은 히메네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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