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FIFA대회 첫 우승]한국우승 3대 비결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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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중거리 슛- 결승서도 3골 ‘필살기’
[2] 골 결정력- 유효슈팅 59개중 18득점
[3] 명품 체력- 압박축구로 조직력 눌러
“중거리 슛으로 상대를 흔들어야죠.”(최덕주 감독)

“한 방이 있잖아요.”(이정은)

“체력과 정신력만큼은 우리가 월등합니다.”(여민지)

일본과의 결전을 앞두고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우승 주역들이 한 말이다. 명품 중거리 슛과 골 결정력, 불굴의 투지로 거침없이 결승 무대에 선 태극 소녀들은 이 세 가지 무기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고 평가받던 일본을 침몰시키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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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인자하기로 유명한 최 감독이지만 호랑이로 변할 때가 있었다. 바로 중거리 슛 훈련 시간. 최 감독은 “스페인, 일본 등 조직력과 기술이 뛰어난 세계 강호들을 상대하려면 우리만의 필살기가 있어야 한다.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중거리 슛이 바로 정답”이라고 했다. 이러한 생각은 선수 선발 때부터 반영됐다. 중거리 슛이 좋은 선수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표팀 소집 이후에도 슈팅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결국 명품 중거리 슛은 대회 기간 내내 한국을 살렸다. 볼 점유율에선 나이지리아(44%), 스페인(34%), 일본(46%)에 뒤졌지만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흐름을 빼앗기지 않고 득점까지 터뜨렸다. 결승에서 넣은 3골 역시 중거리 슛에서 나왔다. 윤종석 SBS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은 서양 선수들보다 키가 작고 신체 조건이 떨어지지만 하체 힘은 오히려 더 좋다. 지도자들도 이를 알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중거리 슛 훈련을 많이 시킨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공인구 자불라니의 높은 반발력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남자 선수들에 비해 신체조건, 순발력 등이 떨어지는 여자 축구 골키퍼 포지션의 특수성도 한국의 명품 중거리 슛이 더 빛을 발한 계기가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89개 슈팅 가운데 59개를 유효슈팅(골문 안쪽을 향한 슈팅)으로 연결해 18골을 기록했다. 일본(슈팅 152개, 유효슈팅 85개, 20골)은 물론 스페인(슈팅 106개, 유효슈팅 52개, 13골), 북한(슈팅 76개, 유효슈팅 29개, 8골)보다 월등히 높은 골 결정력을 보였다. 선수 저변이 얕아 대회 직전 공격수를 수비수로 전환시키는 등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원 샷, 원 킬’의 효율적인 축구로 강호들을 연이어 침몰시켰다.

이러한 무서운 골 결정력의 비결은 뭘까. 이미연 여자 축구 부산 상무 감독은 ‘슈퍼스타 효과’로 분석했다. 같은 연령대 세계 최고 골 결정력을 갖춘 여민지라는 걸출한 스타의 존재가 다른 선수들의 골 집중력까지 이끌어냈다는 얘기다. 최인철 성인 여자 대표팀 감독은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우승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전후반 내내 거친 압박을 함에 따라 컴퓨터 같은 조직력 축구를 하는 스페인, 일본의 프로그램이 마비됐다”고 했다. 최순호 프로축구 강원 FC 감독도 “화면으로 비친 선수들의 눈에 투쟁심이 타올랐다. 상대가 그런 눈을 보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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