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양준혁 “김광현이 날 3진 잡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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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8일 07시 00분


양준혁, 내일 마지막 스윙…SK와 1위 싸움 ‘최고의 경기’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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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SK 1위 경쟁 막판까지 치열

“은퇴경기가 분수령…솔직히 부담”

김광현 삼진예고에 “쉽게는 안죽어”

5회 경기중단…“후배들아 미안해”하늘도 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걸까? 19일 대구 SK-삼성전, 양준혁의 은퇴경기는 2010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됐다. SK와 삼성의 1위 싸움은 이날 경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SK-삼성의 시즌 상대전적은 8승8패로, 동률을 이룰 경우 상대전적으로 순위를 가리는 만큼 19일 경기는 1승 혹은 1패가 아닌 2승과 2패로 운명이 갈리는 일전이다. 1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양준혁은 “야구인생에서 단 한 경기는 편안하게 즐기면서 하고 싶었다. 그러나 올시즌 팀에 가장 중요한 게임이 됐다”며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SK 타자들이 나한테만 공 보낼까봐 걱정된다

양준혁은 은퇴경기가 페넌트레이스 1위 싸움 하이라이트가 된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17일 경기 전 타격훈련을 마치고 “솔직히 부담된다. 은퇴경기를 준비할 때만 해도 이 때쯤이면 순위싸움이 모두 끝났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팀이 1위로 올라설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한 달 동안 거의 경기를 뛰지 않아 실전감각이 중요할 것 같다. 1루, 외야 수비를 다 하기로 했는데 SK 타자들이 내 쪽으로만 공을 보낼까봐 걱정된다”며 웃었다.

○김광현에게 삼진은 없다.

많은 부분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양신’은 마지막경기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울 각오를 하고 있었다. 양준혁은 “김광현이 나를 삼진 3개로 잡겠다고 말한 것을 기사로 봤다. 도발적인 발언이지만 오히려 고맙다. 그렇게 쉽게 삼진을 당하진 않겠다”고 말한 뒤 “내 야구철학은 ‘절대 쉽게 죽지 않는다’다. 3할 타자도 열에 일곱 번은 죽는다. 그러나 절대 쉽게 죽어서는 안 된다. 서로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신’의 마지막 부탁

양준혁은 SK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1위를 놓고 싸우는 일전이지만 은퇴행사를 위해 5회 종료 후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양준혁은 SK에 꼭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마지막으로 부탁하나 하고 싶다. 중요한 경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준비한 행사다. 잠시 경기가 중단되는 점 양해 바란다”고 정중히 말했다.

○선동열 감독 “양준혁 은퇴경기가 더 빛나게 됐다.”

1위가 바뀔 수도 있는 게임을 양준혁 은퇴경기로 치르게 된 선동열 감독은 오히려 더 여유롭게 웃었다. 선 감독은 “SK가 자꾸 져서 이렇게 됐다. 빨리 빨리 이기라고 안지만이랑 정현욱 빌려주고 싶다”고 농담하며 “1위 경쟁은 다 끝났다. 다만 팬들께서 끝까지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된 점, 그거 하나는 좋은 일 아닌가. 그리고 양준혁의 은퇴경기가 더 빛나게 된 것 같아 마음이 좋다”며 푸근하게 말했다. 1위에 마음을 비웠다며 초연한 모습. 그러나 승부에 대한 집념은 어느 때보다 더 강했다. 선 감독은 “은퇴경기인데다 홈이다. 특히 이날 SK에 승리하면 전 구단에게 상대전적이 앞서게 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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