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생이의 꿈… 공부도 축구도 프로 향해 “슛”

동아일보 입력 2010-09-15 03:00수정 2010-09-15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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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 목표’ 서울대 3학년 송준섭
“서울대 선수라고 프로에 못 갈 이유가 없잖아요.” 순수 아마추어팀인 서울대에서 공부와 축구를 병행하며 꿈을 키우는 송준섭이 터닝슛을 날리고 있다.송준섭은 1991년 이현석 이후 첫 서울대 출신 프로축구 선수를 꿈꾼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순수 아마추어인 서울대 축구부 송준섭(20·체육교육과3). 그는 공부를 하면서 꿈을 찬다. 1991년 이현석(당시 현대 호랑이·현 울산 현대) 이후 맥이 끊긴 서울대 출신 프로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 기성용 부럽지 않다

서울 갈현초교 4학년 때 축구에 입문한 송준섭은 2002년 호주 브리즈번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김판근 축구교실(현 신태용 축구교실)’ 멤버로 1년 선배인 기성용(21·셀틱)과 함께 공을 찼다. 기성용은 4년 뒤 국내로 복귀해 광주 금호고를 거쳐 FC 서울에 입단했고 지금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다.

“고민 많이 했다. 공부와 축구를 병행하려고 호주를 택했는데도 함께 공을 차던 선수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니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축구만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찾기 위해 호주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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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섭은 고등학교(존 폴 칼리지)까지 호주에서 마쳤다. 그리고 2007년 서울대 수시모집에 응시해 체육교육과 08학번으로 입학했다.

“처음엔 함께 훈련하던 성용이 형과 김주영(경남) 등이 부러웠다. 나도 저 자리에 설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학업-운동 병행위해 8년전 濠유학 기성용과 4년간 동고동락

○ U(대학)리그에서 힘을 얻다

송준섭은 이번 학기 다른 학생들(18학점)보다 적은 15학점을 듣는다. 수업 받고 리포트 내고 시험을 보며 훈련까지 해야 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시험 기간과 대회가 겹칠 땐 30분밖에 못 자고 경기에 출전하기도 한다.

매일 훈련하는 타교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송준섭은 “내가 하기 나름”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호주에서 6년간 배운 기본기에 매일 개인 훈련(웨이트트레이닝, 보강훈련)을 한다. 요즘 송준섭에게 U리그는 큰 힘이 된다.

“과거 토너먼트대회 땐 잘해야 조별리그 3경기만 뛰었다. 1년에 잘해야 5, 6경기 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년에 20경기 넘게 한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에 아주 좋다.”

빡빡한 수업-숙제-훈련 기진맥진, 시험-대회 겹치면 30분자고 출전

강신우 서울대 감독(MBC 해설위원)은 “송준섭은 기본기를 잘 배웠다. 게다가 성실하고 몸싸움에 적극적이다. 플레이에 여유도 넘친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파워를 더 키우고 프로에서 1, 2년 리그 경험을 하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183cm, 78kg의 탄탄한 체격의 송준섭은 9일 열린 U리그에서 중앙수비수로 활약하며 강호 선문대를 1-0으로 꺾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서울대가 6년 만에 거둔 승리였다.

1차 목표는 프로선수지만, 지도자-행정가-교수도 욕심나요

○ 더 높은 가능성에 도전한다

송준섭은 올 초부터 축구대표팀 라이몬트 페르헤이연 피지컬트레이너의 통역을 했다.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과 남아공 월드컵까지 동행했다. 월드컵 대회 운영도 직접 봤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며 몸으로 익혔다. 그때 배운 대표팀 관련 훈련 프로그램을 팀 훈련에 적용하기도 했다.

1차 목표는 프로선수 도전.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공부에도 매진해 더 큰 꿈을 향해 정진할 계획이다. 축구지도자, 축구행정가, 대학교수, 스포츠마케팅 전문가, 축구 전문기자…. 공부를 함께하며 더 많은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어 행복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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