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진 “대표팀서 골 쏘니 세상 달라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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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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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평가전 데뷔골로 자신감, 내 축구인생의 전환점이 된 경기
내 장점은 순발력과 짧은 패스, 감독 스타일과 맞아 편안

“내 실력의 원천은 자신감” 11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린 최효진(FC 서울)이 17일 경기 구리시 FC 서울 챔피언스파크에서 헤딩 포즈를 취했다. 최효진은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멋진 장면의 사진을 찍기 위한 사진기자의 요구에 수십 번의 헤딩도 마다하지 않는 프로 근성을 보였다. 구리=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내 실력의 원천은 자신감” 11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린 최효진(FC 서울)이 17일 경기 구리시 FC 서울 챔피언스파크에서 헤딩 포즈를 취했다. 최효진은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멋진 장면의 사진을 찍기 위한 사진기자의 요구에 수십 번의 헤딩도 마다하지 않는 프로 근성을 보였다. 구리=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조광래호의 뜨는 별 ‘공격하는 수비수’ 최효진

자신감이 넘쳤다. 곤란한 질문에도 잠시 뜸을 들인 뒤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당돌함과는 달랐다. 11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첫 골을 터뜨린 최효진(27·FC 서울). 깜짝 스타라고 불리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이미 자신의 입지를 굳게 다진 선수다. 다만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을 뿐. 하지만 이제는 ‘조광래의 황태자’로 불리는 그를 만났다.
대표팀 가서 골까지 넣으니깐 세상이 달라 보이네요. 골 넣은 뒤 동네 사람들도 더욱 잘해줘요. 다음 날 휴대전화 받느라 바빴어요. 하하. 이래서 다들 대표팀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A매치 7경기 만의 골이죠. 막상 넣으니 기쁘면서도 무덤덤했어요. 대표팀에서 안정적인 자리에 목말랐거든요. 그동안 대표팀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이번에는 편했어요. 그래서 좋은 경기를 펼쳤던 것 같아요.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경기였어요. 사실 그동안 대표팀과 별 인연은 없었어요. 제가 예전 대표팀에 들어갔을 때는 허정무 전 감독님께서 안정적인 수비를 원하셨어요. 제 장점은 공격적인 플레이예요. 제가 안정적 수비를 지향해 공격적인 성향을 버리게 된다면 경쟁자를 이길 장점이 없어져요.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죠. 그렇다 보니 경쟁자들을 이길 수 없었어요. 월드컵에도 못 갔죠.

이번에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 전에도 대표팀에 발탁돼 몇 번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확실한 기회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긴 패스를 선호하는 축구와 잘 맞지 않았어요. 움직임이 많고 짧은 패스 위주의 경기가 저와 잘 맞거든요. 조광래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와 잘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이번에 잘했다고 대표팀에서 안정적인 자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죠. 같은 포지션인 (오)범석(울산)이나 (차)두리 형(셀틱)과의 경쟁에서 한 경기 잘한 것으로 앞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두 선수는 월드컵에서도 뛴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에요. 진짜 경쟁은 이제부터죠. 제가 가진 장점을 보여주고 싶어요. 키(172cm)도 작고 신체적인 조건은 떨어지죠. 그렇지만 순발력과 짧은 패스에 능한 제 장점으로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싶어요.

저의 공격적인 스타일에 논란이 많은 거 알아요. 사실 수비도 곧잘 하는 편인데. 절대 약하지 않아요. 계속 잘하다가 몇 번 수비가 뚫리는 모습을 보여 수비가 약하다는 인식을 준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축구 인생에서 공격적인 성향은 득이면 득이지 실은 아니에요. 수비 성향이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대표팀에서 윤빛가람(경남) 등 젊은 선수들이 밑에서 올라오는 것은 걱정돼요. 저도 중고참이거든요. 하지만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자극도 받아요. 200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로 부상도 없었고 꾸준히 활약해 왔다고 자부해요. 시즌마다 자신감이 넘쳤어요. 축구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자신감이 반을 차지하거든요. 컨디션이 시즌마다 좋으니깐 가끔은 언제까지 이런 좋은 컨디션이 지속될까 걱정되기도 해요.

지금 목표는 올 시즌 팀의 우승과 대표팀에서의 지속적인 차출이에요. 제가 가진 실력을 자신감 있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요? 정말 꼭 뛰고 싶어요. 그때면 31세로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아시죠? 저 자신감 넘치는 선수인 거요.

구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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