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대호 8경기 연속포…‘세계기록’ 타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3일 2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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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에서는 5위 KIA가 4위 롯데 격파
삼성, 5회 리드 45경기 연속 승리..SK와 5.5경기차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강타자 이대호(28·롯데 자이언츠)가 8경기 연속 홈런포를 터뜨려 '세계기록'에 타이를 이뤘다.

이대호는 1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정규리그 KIA와 원정경기에서 7회초 아퀼리노 로페즈의 5구째 공을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시즌 37호.

이대호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원정경기에서 솔로포를 때린 이후무려 8경기에서 잇따라 홈런을 쳐냈다.

이대호는 이로써 일본 프로야구에서 오 사다하루(요미우리·1972년)와 랜디 바스(한신·1983년)가 작성한 7경기 연속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울러 미국 프로야구의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1993년), 돈 매팅리(뉴욕 양키스·1987년), 대일 롱(피츠버그·1956년)이 기록한 8경기 연속 홈런에 타이를 이뤘다.

전날 한국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날 아시아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사실상 세계기록인 메이저리그 기록을 경신하는 데 도전하게 됐다.

이대호는 4일 김선우, 5일 임태훈, 6일 정재원(이상 두산), 7일 안승민, 8일 류현진(이상 한화), 11일 배영수, 12일 안지만(이상 삼성), 이날 로페즈(KIA)를 연속 기록의 제물로 삼았다.

이대호는 이날 홈런으로 귀루하면서 득점을 추가해 지난달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원정경기 이후 15경기 연속으로 득점에 성공해 이 부문에서도 역대 최초 기록을 세웠다. 종전 국내 최고는 2007년 박현승(롯데)의 14경기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2001년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당시 니혼햄)가 가진 17경기가 최고 기록이며, 미국에서는 1894년 빌리 해밀턴(필라델피아)의 24경기 기록이 최고다.

또 이대호의 37호 홈런은 롯데의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최고 기록은 펠릭스 호세가 1999년과 2001년 두 차례 작성한 36개다.

이처럼 이대호는 펄펄 날았지만 4위 싸움으로 바쁜 롯데는 승부에서는 KIA에 2-7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 패한 4위 롯데는 KIA에 2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한편 롯데는 세계기록을 세운 홈런볼을 회수해 사직구장 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홈런볼을 기부하는 야구팬에게 대가로 에어컨을 주기로 했다.

2위 삼성은 대구구장에서 약체 한화를 11-5로 잡고 본격적으로 선두 추격전에 나섰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1위 SK와 경기를 5.5경기차로 좁혔고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45경기 연속 승리하는 뒷심을 과시했다.

3연패 중이던 LG는 목동구장에서 넥센을 3-1로 이기고 4강행의 희망을 이어갔다. 3위 두산은 김현수의 홈런 등을 앞세워 선두 SK를 7-4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잠실(두산 7-4 SK)

뒷심 부족에 시달렸던 두산이 선두 SK를 상대로 초반 열세를 극복하는 저력을 펼쳤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SK쪽으로 흘렀다. SK는 4안타와 상대 실책, 폭투, 볼넷 등을 묶어 4점을 올리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믿었던 선발 켈빈 히메네스가 이처럼 흔들리는 상황이었지만 두산은 굴하지 않고 공수 교대 후 곧바로 날카로운 반격에 나섰다.

1회 김현수가 2점 홈런을 날려 2점차로 추격한 뒤 2회 손시헌의 솔로포 등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상승세를 탄 두산은 3회 선두 타자 고영민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최준석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두산은 5회에도 오재원이 좌중간 안타로 포문을 연 뒤 고영민과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에서 정수빈의 밀어내기로 1점을 보탰다. 이어진 찬스에서 손시헌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 승기를 굳혔다.

타선의 지원 덕에 히메네스는 13승(4패)을 따내면서 다승 부문 단독 4위를 차지했다.

●광주(KIA 7-2 롯데)

홈런 기록은 이대호가 세웠지만 정작 승부를 가르는 홈런은 KIA 김상훈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0-2로 끌려가던 롯데는 7회 이대호의 홈런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이어 전준우가 병살타를 칠 때 3루 주자 카림 가르시아가 홈을 밟아 동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탄 KIA의 반격이 더 매서웠다. 8회말 1사에서 김원섭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최희섭이 고의사구로 나가면서 1, 2루가 됐다.

김상현이 범타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하는 듯했지만 이현곤이 볼넷을 골라 나가면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때 안치홍이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에 성공했고 이어호랑이 군단의 안방 마님 김상훈이 그랜드슬램을 터트리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윤석민은 8회 2사에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잘 막고 시즌 5승째를 챙겼다.

●목동(LG 3-1 넥센)

지난달 28일 SK에서 LG로 옮겨온 옆구리 투수 박현준이 데뷔 후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적 후 3경기에서 2패만을 남겼던 박현준은 이날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잘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데뷔한 박현준은 장기인 묵직한 공 끝을 과시하며 초반부터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2회를 제외하면 단 한 타자로 2루에 내보내지 않는 매끄러운 피칭을 펼쳤다.

박현준이 마운드에서 의외로 호투를 펼치는 사이 타선에서도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3회 박경수의 좌선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LG는 6회 이병규(9번)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달아났다. 6회 1점을 내주면서 쫓긴 LG는 8회 선두 타자 이택근이 2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다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1사 뒤 이진영과 대타 작은 이병규(24번)가 나란히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됐고 큰 이병규가 희생 플라이를 날려 추가점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대구(삼성 11-5 한화)

최근 상승세를 탄 삼성 타선의 집중력이 한화보다 한 수 위였다.

삼성은 이날 한국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발로 나선 한화 선발 프랜시슬리 부에노의 구위에 묶여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3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치지 못한 채 끌려다녔다.

하지만 4회 찾아온 기회를 확실하게 물고 늘어졌다.

몸에 맞는 볼, 볼넷, 고의4구로 만든 만루에서 신명철의 희생플라이와 강봉규의 적시 2루타로 간단하게 2점을 뽑았다. 안타 한 개로 2점을 내는 효율적인 공격을 펼친 것이다.

2-4로 역전된 뒤인 8회에는 타선의 폭발력을 과시했다. 강봉규의 솔로포와 신명철의 3점포 등을 묶어 대거 8점을 뽑아 한 번에 경기를 뒤집었다.

인터넷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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