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직후 지성에게 달려간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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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2골 넣은 우루과이 스타 수아레스

적극적 유니폼 교환 요청 눈길

눈 밝은 국내 누리꾼들 덕분에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사연은 이렇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이 끝난 뒤 수아레스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유니폼 상의를 교환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짧게 잡혔다. 누리꾼들은 수아레스가 후반 교체돼 벤치에 앉아 있었고 둘의 유니폼 교환이 종료 휘슬이 울린 지 24초 만에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수아레스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것도 마다하고 박지성의 유니폼을 얻기 위해 달려갔다고 유추한 것. 수아레스가 맨체스터에 입단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미래의 선배에게 잘 보이려고 그랬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경기가 끝난 뒤 상대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하는 것은 축구만의 독특한 문화. 국가 간 경기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 팀 선수의 유니폼을 얻기 위해 경기 종료 직전 그 선수 곁에 자리를 잡는 경우도 많다.

북한 정대세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맞붙기 훨씬 전부터 이들 팀의 스타인 카카(브라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와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펠레는 1970년대 말 미국 뉴욕 코스모스에서 뛰던 시절 25∼30벌의 유니폼을 갖고 다녔다.

국제축구연맹에 따르면 유니폼 교환 전통은 1931년 프랑스 콜롱브에서 열린 친선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잉글랜드를 5-2로 이긴 프랑스 선수들이 이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유니폼 교환을 제의했다는 것. 월드컵에선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유니폼 교환이 조금씩 이뤄지기 시작했다. 1970년 멕시코 대회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이 잉글랜드를 1-0으로 이긴 뒤 양 팀의 세계적인 스타인 브라질의 펠레와 잉글랜드 보비 무어가 유니폼을 교환한 것이 이 문화를 크게 확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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