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사상 첫 원정 16강 쾌거, 태극전사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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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3일 0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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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쾌거를 이룬 태극전사들이 모든 것을 잊고 좋은 기분을 즐기고 싶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허정무호는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더반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B조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12분 칼루 우체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전반 38분 이정수의 헤딩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후반 4분 박주영이 프리킥 역전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24분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해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골득실 -1)를 기록, 이날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3승.승점 6)가 그리스(1승2패.승점 3)를 꺾어줌에 따라 자력으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대표팀의 막내 기성용(셀틱)은 “대한민국 축구 역사를 다시 썼다. 지금은 모든 것을 다 잊고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기성용은 “아르헨티나전에서 (박)주영이형의 자책골은 내가 상대 선수를 놓쳐 발생한 것이었다. 미안한 마음이 이었는데 멋진 골로 만회했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해서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간 소속팀인 셀틱에서도 출전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힘들었는데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베테랑 수비수 이영표도 “행복하고 즐겁다. 아내와 아이들이 가장 보고 싶다. 간절한 것을 얻은 만큼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16강을 넘어 더 나은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묻자 “오늘은 승리 이상을 바라면 탐욕이다. 우리는 16강 진출을 충분히 즐길 자격이 있다”고 대답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차두리 역시 “숙소에 가서 잠이 올지는 모르겠다. 그냥 푹 쉬고 싶다. 16강에 대한 생각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측면 공격수 이청용은 "행운이 우리를 따랐다. 아무 생각없이 푹자고 우루과이전을 대비하겠다"며 흥분된 모습을 보였다.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속죄골’을 터뜨린 박주영은 “한국이 16강에 올라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이 기분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 고 전했다.

더반(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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