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아깝다, 노히트노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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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2사후 안타 맞아

2007년 프로에 데뷔한 SK 왼손 투수 김광현은 10일까지 통산 7194개의 공을 던졌다. 그중 10일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던진 7194번째 공은 평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노히트노런이 이 공 하나로 물거품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날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삼성의 경기. SK 선발 투수로 등판한 김광현은 1회부터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km까지 나왔고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140km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제구까지 절묘하게 이뤄지면서 4회에는 신명철-최형우-진갑용 등 3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0으로 앞선 운명의 9회 초. 김광현은 대타 양준혁을 2루수 앞 땅볼로, 오정복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프로야구 통산 11번째의 노히트노런에 아웃 카운트 1개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대기록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명철과의 승부에서 2스트라이크 2볼까지 잡은 뒤 허탈하게 볼넷을 허용한 것.

이어 최형우 타석 볼 카운트 1스트라이크 1볼에서 던진 회심의 슬라이더(131km)가 그만 한가운데로 몰리고 말았다. 최형우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았고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이날 던진 113개의 공 가운데 몇 안 되는 실투가 결정적인 순간 나온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곧바로 김광현 대신 마무리 투수 이승호를 마운드에 올렸고 김광현은 완봉승마저 놓치고 말았다. 이승호는 진갑용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내주긴 했지만 2사 만루 위기에서 박석민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가까스로 2-1 승리를 지켰다.

LG는 선발 박명환의 7이닝 3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7-3으로 눌렀다. 박명환은 6회까지 18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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