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관전포인트] 물오른 태극전사 ‘수중전 징크스’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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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3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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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확률 90%…대표팀 부상 경계령
허정무호 수중전 무승 악몽탈출 기대
3인탈락…젊은피들 마지막 생존경쟁

 
궂은 날씨가 한일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은 24일 오후 7시 20분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평가전을 치른다. 현지에서는 23일 오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일기 예보에 따르면 경기 당일 강수확률이 90% 이상이다. 통산 72번째 한일전(현재 39승20무12패로 한국 우세)이 될 이번 경기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 수중전이 변수

허정무호의 수중전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허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지금까지 2차례 수중전을 치러 1무1패를 기록 중이다.

2009년 2월 11일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에서는 0-1로 뒤지고 있다가 종료 9분을 남겨 놓고 터진 박지성의 헤딩 골로 극적으로 1-1로 비겼다. 올 2월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선수권 중국과의 경기에서는 0-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최근 32년 간 중국과 27번 만나 16승11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공한증’이 깨진 날이었다.

한국이 이번에 숙적 일본을 상대로 ‘수중전 징크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 부상 경계령

비 소식은 허정무호에 그리 달갑지 않다. 무엇보다 부상이 걱정이다.

이번 한일전을 통해 조직력을 극대화하고 라이벌 전 승리로 자신감을 얻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건 부상 없이 90분 경기를 마치는 것이다.

한국은 1998프랑스월드컵 직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핵심 공격수 황선홍이 부상을 당해 정작 본선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귀국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 한일전이 확정된 뒤 축구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물 묻은 잔디에서 뛰면 미끄러울 뿐 아니라 평소보다 체력소모도 심해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선수들 스스로 각별히 주의해야 할 뿐 아니라 쓸데없는 반칙을 자제하고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 생존경쟁 계속

허 감독은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을 마친 뒤 4명을 돌려보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종 엔트리 23명을 제출해야 하는 6월 1일 전까지 앞으로 3명을 더 걸러내야 한다. 이번 한일전 역시 26명의 태극전사들에게는 생존 경쟁의 연장선이다.

특히 이동국과 한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젊은 피’ 이승렬(21·FC서울)은 2월 홍콩과의 동아시아연맹선수권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린 이후 최근 출전한 A매치 4경기에 3골을 넣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또 다시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월드컵의 문은 그만큼 넓어진다.

● 허정무와 오카다

한일전을 앞둔 양국 사령탑의 입장 차이도 눈길을 끈다.

허 감독은 “한일전은 승패를 떠나 월드컵 본선을 위한 과정이다”고 늘 강조해 왔다. 축구협회나 팬들도 허 감독의 의견에 100%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정 반대다. 대표팀을 이끄는 오카다 감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1.5군으로 구성된 세르비아에 0-3으로 완패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어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승리가 절실하다. 해외파까지 총동원해 사실상 베스트 11이 출전한 이번에도 패할 경우 성난 일본 팬들을 달랠 길이 없다.

사이타마(일본)|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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