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시아투어 안 나가” 男프로골퍼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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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6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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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오픈 등 출전기회 줄어”사상 첫 보이콧

국내 남자프로골퍼들이 대회 출전을 보이콧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파문이 예상된다.

국내 프로골프 선수들의 모임인 선수회(회장 박도규)는 16일 원아시아투어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주기 위해 출범했지만 새로운 대회를 창설하지 못해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프로골프(KPGA) 유진투자증권오픈에 출전 중인 선수 135명은 앞으로 원아시아투어가 출전하는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겠다고 결의하고 다음 주중 이 결의안을 대한골프협회, 한국프로골프협회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들은 15일 유진투자증권오픈 2라운드 경기 도중 선수들이 골프장 클럽하우스 모여 연판장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선수회의 주도아래 열린 이날 모임에서 선수들은 올해부터 원아시아 슈퍼시리즈로 편입된 3개 대회가 출전 선수를 상위 랭커 40명과 70명으로 제한한다고 통보하자 대회 보이콧이라는 강수를 뒀다.

3개 대회는 원아시아 투어로 편입되기 전까지 100여명 안팎의 국내 선수들에게 출전권을 줬다. 이번에 원아시아 슈퍼시리즈로 편입되면서 출전선수가 40명과 70명으로 줄였고, 이로 인해 이미 출전 자격을 획득했던 선수들은 이 같은 결정에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 코오롱 한국오픈은 8억원과 7억원, 10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는 메이저급 대회다. 보이콧 결정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3개 대회에는 자칫 외국인 선수들만 출전하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출전선수를 40명으로 제한한 배경은 원아시아 슈퍼시리즈가 대한골프협회와 한국프로골프투어, 중국골프협회, 호주프로골프협회가 함께 참여하면서 각국의 선수들에게 출전 자격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아시아 슈퍼시리즈는 이전에도 기존 아시안투어 시드를 갖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출전을 제한하는 등 석연치 않은 조건을 내걸어 일부 선수들의 반발을 사왔다.

선수회 박도규 회장은 “이대로 가면 한국 선수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현재 해외 투어에 뛰고 있는 선수들도 한국에 들어오면 서명을 받아 골프단체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더욱 심각한 건 뾰족한 해결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3개국이 협의해 내린 결정이고 그렇다고 국내 선수들만 고려해 출전자격을 더 부여할 수도 없다. 선수들의 보이콧에 대해 해당 협회는 아직까지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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